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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눈]10월 수출에 나타난 긍정적 신호들

김도년 기자I 2013.11.10 16:43:19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늘어난 506억1000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세계 교역 규모가 더디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수출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분명히 우리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다. 특히 지난달 수출 지표에는 3가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을 내보였다.

첫 번째 신호는 평균 수출액이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하루평균 수출액은 22억달러를 기록했다. 9월에는 하루평균 수출액이 22억 4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지만,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하루평균 수출액은 사실상 사상 최고치라 할 수 있다.

하루평균 수출액에 주목하는 이유는 코스피(KOSPI)지수와 하루평균 수출액 추이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수출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우리나라에선 하루평균 수출액의 꾸준한 증가세가 우리 기업의 이익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측면에서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번째 신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경기회복 확산 효과(Spill-over)가 가시화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달 나라별·지역별 수출 중 가장 큰 폭의 수출 신장세를 기록한 곳은 미국과 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2%, 1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을 이끌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9월 자동차 파업으로 인도하지 못한 자동차 수출이 지난달로 이월된 효과가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대미·대EU 수출액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앞으로 이들 지역의 경기 회복이 탄력을 받을수록 우리나라 수출 회복 기조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세 번째 신호는 자본재 관련 수입이 회복세를 보이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기, 특히 부진했던 설비투자 개선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밝히고 있듯 우리 경기의 가장 큰 걸림돌이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이라는 점에서 자본재 관련 수입 회복은 앞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여줄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들만 있는 건 아니다.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기대에 미달한 5.5%에 그쳤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효자 역할을 하던 대아세안 수출 증가율도 0.3%에 그쳤다. 베트남를 뺀 다른 아세안 국가 수출은 역신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신흥국의 수출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대선진국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은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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