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비드 시대…코로나 후유증과의 싸움은 '진행형'

권효중 기자I 2022.04.03 15:08:48

확진자 20~79% 코로나 후유증 '롱코비드' 겪어
사람마다 증상 제각각…가이드라인 필요 토로
전문가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 확보 필수적"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달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직장인 신모(27)씨는 격리 해제 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명치가 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근육통과 피로감도 여전해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회사에 이야기하면 “그건 신 주임이 예민해서 그런 것”이라고 핀잔을 줘 눈치만 보일 뿐이다. 신씨는 “주변에서 확진 이후 신장 기능이 악화된 경우나 폐렴 등의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라며 “직장과 사회에서도 이러한 후유증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일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안을 내놓으면서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지만 코로나19 확진후 후유증을 의미하는 ‘롱코비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는 ‘모임 인원 10인·영업시간 자정까지’의 거리두기 조정에 이어 2주간의 추이를 본 후 과감하게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나머지 방역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엔데믹’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확진자들은 ‘롱코비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확진자 1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게는 20%, 많게는 79%가 피로감과 호흡곤란, 건망증, 기분장애 등 후유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완치 후 3주 정도 계속 오한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주부 A씨(58)는 “아무리 치명률이 낮다고 해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후유증의 정도 역시 상이할텐데 이러한 부분이 이해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 속 의료 보건 인력들의 ‘번아웃’도 문제다. 보건복지부 소속 3년차 공무원인 B씨(29)는 “주변 동료들이 휴직을 자꾸 얘기하고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정신과를 찾은 경우도 봤다”라며 “말로만 엔데믹이 아니라 롱코비드와 같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문제에서도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상황 속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롱코비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팍스로비드’와 같은 치료제를 빨리 투입해 바이러스가 오래 남아있지 않도록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롱코비드와 관련해서도 지속적인 연구와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이제는 장기적으로 굳어지고, 반복되는 유행으로 굳어질 수 있는 만큼 의료대응체계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정비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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