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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스트레스 술로 푸는 것은 해결책 아니다"

이순용 기자I 2014.02.17 10:18:34

대학생 스트레스 인지율, 4년간 20% 이상 늘어
대학 3,4학년 63.5%가 고위험음주 이상의 문제음주자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2월은 대학 졸업이자 취업 준비 시즌이다. 때문에 사회에 첫발을 딛게 될 대학 졸업생들의 고민이 가장 깊은 때이다. 대학 졸업생들은 취업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혀 압박감과 불안감에 힘겨워한다. 열심히 해도 취업이 되지 않는 상황이 무력감, 허무감을 만들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악순환을 낳는 것이다. 일부 취업준비생들은 불안, 우울 등의 감정을 해소하고자 음주를 하기도 한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3’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이상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08년 46.1%에서 2012년 69.2%로 4년 사이 23.1%로 급격히 증가했다.

1 취업준비생 김모씨(남·27)는 오늘도 같은 취업준비생 이모씨(남· 28)와 함께 포장마차로 향한다. 연이은 낙방으로 술로 스트레스를 풀기위해서다. 벌써 세 번째 불합격 통지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술을 마실 때는 기분이 좀 풀리는 듯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과음으로 인한 숙취와 취업스트레스가 반복될 뿐이다.

2 졸업을 앞둔 윤모씨(여· 27)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고급 승용차 수십 대를 돌로 긁어 파손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조사에서 취업스트레스에 견디다 못해 술기운에 일을 저지른 것이다. 윤씨는 “술을 마시고 나니 연이은 낙방으로 인한 취업스트레스가 몰려와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취업난에 구직활동이 길어지면서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 적은 양이라도 술을 자주 마시는 것은 취업준비생들에게 문제가 된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습관적인 음주는 우울, 불안을 강화하고 불면증 및 충동성을 높인다. 또한 뇌를 변화시켜 술에 의존하게 만든다”며 “술을 취업스트레스의 해결책으로 삼게 되면 잦은 음주는 상습적인 음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술의 힘을 빌려 스트레스를 푸는 취준생들

직장인들만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것이 아니다. 많은 대학생들도 울적한 기분일 때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다보니 비슷한 처지의 취업준비생끼리나 혼자서 폭음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이처럼 취업스트레스가 취준생의 알코올중독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대학생의 취업스트레스와 중독행동의 관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4개 대학의 3,4학년 446명의 중독행동에 대해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의 63.5%가 고위험음주(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이상의 문제음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학생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수단으로 음주행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허성태 원장은 “취업준비 과정에서 대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알코올을 찾는다. 과도한 취업 경쟁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중독물질을 통해 스트레스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 결국 스트레스로 인해 과도하게 술을 마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취업스트레스. 이렇게 극복하자

현실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취업스트레스는 쌓이게 마련이다. 취업 불안감을 해소할 방법을 스스로 찾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취업스트레스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

허성태 원장은 “근본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원인을 파악하고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충고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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