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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마지막까지 파이팅”…코로나에 3년째 수능 응원 ‘차분’

황병서 기자I 2022.11.17 09:49:57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 고사장 풍경
북·꽹과리 응원 없는 적막 속 “파이팅” 외친 부모들
조희연 교육감도 조용한 응원
“온 가족이 응원…잘 보고 잘 찍었으면”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사랑한다 아들.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고, 마지막까지 파이팅이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5지구 제1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 앞은 3년째 왁자지껄한 응원 없이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수험생을 배웅하는 학부모의 간절함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꽹과리와 북 등을 치며 열렬히 응원하는 후배들 대신 부모 등 가족의 뜨거운 격려를 받은 수험생들이 잇달아 교문을 넘어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수능이 치러지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은 응원단 없이 고요했다. 교육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선후배 간 응원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교문 앞에서는 “수험표 꺼내주세요”란 안내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도 오전 일찍부터 교문 앞에 나와 서서 ‘조용히’ 수험생을 응원했다.

17일 오전 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서는 끝까지 자식을 응원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이어졌다.(사진=황병서 기자)
지난해에 이어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두꺼운 외투를 입은 수험생들은 대부분 교복 차림이 아닌 각자 편안한 복장을 하고 담요나 도시락 가방 등을 챙겨 교문을 통과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수험생들은 가족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거나 뜨거운 포옹, 악수를 하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덤덤한 표정으로 감추려 했지만 묘한 떨림이 느껴졌다.

아들을 향해 힘껏 ‘파이팅’을 외친 최모(60·여)씨는 “아들이 먹고 싶어하는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왔다”면서 “잘 보면 좋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막내아들이 17년 만에 생겼는데, 둘째 누나가 카카오 택시를 불러줄 만큼 온 가족이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수험장을 들어간 이후에도 한동안 교문 앞을 바라보던 50대 이모씨는 “실력만큼만 봤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학부모 50대 김모씨도 “딸이 열심히 노력한 만큼 최대한 잘 보고 잘 찍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5개 시험장과 25개 병원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응시한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1791명 감소한 50만8030명이다. 경찰은 시험 경비와 안전 관리를 위해 경력 1만506명을 투입했다.

17일 오전 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 학교에서 모여든 응원단 없이 고요했다.(사진=황병서 기자)


2023학년도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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