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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프로, 아직 무겁고 돈 안되지만"…XR 열공 중인 삼성·LG

최영지 기자I 2024.02.18 16:41:54

ETRI, '애플 비전프로 기술분석' 보고서 발간
"하중 분산 구조에도 폼팩터 여전히 무거워"
"소니 올레도스에 LGD 외부 올레드 장착"
"디바이스 이어 콘텐츠 개발 집중"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최근 삼성과 LG가 애플 비전프로 제품을 각 5대와 3대 구매해 집중 분석 중입니다. 애플이 XR기기를 출시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주요 부품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출시된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 착용 모습 (사진=연합뉴스)
메타에 이어 애플이 확장현실(XR)기기를 내놓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등 글로벌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과 함께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XR기기를 내놔야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애플 비전프로 기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애플 비전프로 디바이스 및 탑재 부품 가격 등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ETRI는 비전프로를 “착용 지속성을 위한 무게 분산형 디바이스 구조”라며 “장시간 착용 불편성을 해소하기 위해 하중이 분산되는 구조를 채택했으나 아직 무거운 폼팩터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비전프로 탑재 부품에 대해선 “소니 올레도스(OLEDoS)는 양안에 2300만개 화소로 영상을 제공하고 자이스 렌즈로 동공간 거리를 조정하며 시력 교정 렌즈 부착이 가능하다”면서 “LG디스플레이(추정)의 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각도에 따라 입체적으로 사용자 눈을 표현하며 TSMC의 메인 칩셋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양산 계획.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이 중 비전프로 주요 부품으로 꼽히는 소니 올레도스와 LG디스플레이 외부 디스플레이 가격이 전체 48%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 비전프로에 소니 올레도스가 독점 공급되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기술 개발을 이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레도스 수급이 아직 안정화하지 않은 만큼 두 회사의 양산 시점에 이목이 쏠린다. 올레도스는 화면 크기가 1인치보다 작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다. 이 제품은 작지만 선명한 화질로 몰입감 넘치는 화면을 제공해 XR 기기 등에 적합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니가 사용 중인 화이트 올레드(W-OLED) 방식보다 더 진보한 RGB 방식의 올레도스를 올해 최초 공개했다. 지난해 미국 RGB 올레도스 전문기업인 이매진을 인수하는 등 개발 속도를 점차 내고 있으며 오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열린 CES 2023를 통해 0.42인치 3500PPI 올레도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세트 제품에 주력하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역시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프로를 구매해 분석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비전프로의 판매량이 얼마나 빠르게 늘지다. 시장에서는 비전프로의 연간 최대 판매량을 100대 상당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게 등 단점이 분명해 모바일에서 헤드셋으로의 휴대기기 전환이 쉽지 않고 당분간 시장성이 없을 것”이라며 “삼성과 LG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조공정 특성상 유리기판 대신 실리콘기판 위에 OLED를 증착시켜야 해 TSMC와 같은 파운드리와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선 디바이스 개선에 따라 XR서비스 확장을 위한 미디어 및 콘텐츠 기술 개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TRI는 “애플이 오픈 USD 연합을 주도하며 공간 콘텐츠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함으로써 콘텐츠 개발 협업 생태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애플은 지난해 픽사, 어도비, 엔비디아, 오토데스크와 ‘오픈USD를 위한 연합체’를 구성해 XR 앱,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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