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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연필 사건' 학부모 다 드러나나...결국 고발당해

박지혜 기자I 2023.08.24 09:32:4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24)씨에 자녀들 다툼 문제로 연락했다는 학부모들이 결국 고발당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23일 오후 6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설명불상의 서이초 학부모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협박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한 교사가 사망한 서이초 교사 유가족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발장에는 경찰공무원과 검찰공무원으로 알려진 학부모들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다른 학부모에게 협박죄 및 스토킹 처벌법 위반, 또 다른 학부모 한 명을 포함한 총 4명의 학부모에게 강요죄를 적용해 처벌해주길 바라는 내용이 담겼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측은 “이른바 ‘연필 사건’에 연관된 피고발인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학생들의 담임인 피해자의 업무 처리에 불만을 드러내며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위협하거나 폭언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고, 이를 견디다 못한 피해자는 2023년 7월 18일 서이초 교실 내에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앞서 경찰과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연필 사건 당일 다툰 학생의 어머니인 현직 경찰관과 통화했다. 이튿날 다툼 해결과 중재를 위한 모음에는 검찰 수사관인 아버지가 참석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가 담임을 맡은 반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으며 발생했으며, 엿새 뒤 A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관련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을 대리하는 문유진 변호사는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A씨에게 자신이 경찰임을 넌지시 알리는 하이톡(업무용 메신저)을 5월에 발송한 것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통화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학부모 4명을 조사한 결과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을 접수한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돌아가신 선생님의 선배 교사이자 우리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수사의 진척이 없다는 점에 나설 수밖에 없었으며, 실천교육교사모임의 회원들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교사의 진상 규명을 향한 염원을 담아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에 있어 신속하고도 엄중히 진상을 밝혀 피해자와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전국의 교원들과 국민의 분노도 달랠 수 있도록 해 주길 깊이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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