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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국물에 올갱이 동동 떠야 제맛… ''올갱이국''

조선일보 기자I 2007.06.28 12:00:00

괴산의 별미 ''올갱이국''

 
[조선일보 제공] 걷기를 마쳤으면 든든히 한 끼를 먹어보자. 괴산에선 역시 ‘올갱이국’. 올갱이는 1급수에서만 사는 민물 다슬기이다. 충청도에선 ‘올갱이’라고 하지만 경상도에선 ‘고디’, 전라도에선 ‘대사리’라 불린다. 이 청정 다슬기가 된장 국물에 퐁당 빠지면 이름부터 쫄깃한 ‘올갱이국’이 된다. 충청북도 괴산의 별미다.

괴산엔 올갱이 식당만 20여 군데가 넘는다. 괴산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서울식당(043-832-2135)’과 ‘기사식당(043-833-5794)’이 유명하다. 두 곳 다 30년 가까이 올갱이국만 취급한 곳이라는데, 맛 차이도 거의 없다. 아욱과 부추, 실파를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푹 끓인 국물이 슴슴하다 싶으면서도 담백하고 달큰하다. 밀가루 옷을 입힌 후 계란 물을 묻힌 올갱이가 부드럽다. 씹으면 쫄깃한 감촉 뒤에 여리게 비릿한 끝 맛이 남는다.

서울식당 주인 박인석(여·58)씨는 “달걀옷을 입혀 국물에 넣어야 올갱이가 바닥에 가라앉지 않고 동동 뜬다”며 “올갱이가 바닥에 가라앉으면 맛이 안 난다”고 했다. 얼큰하게 먹고 싶다면 산초나 다진 청양고추를 넣어 먹는다. 국물에 밥을 한꺼번에 말지 않고, 조금씩 말아야 뜨끈한 해장국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함께 나오는 깍두기 같은 반찬은 짠 편이다. 한 그릇 5000원.

괴산 시내에서 수안보 방향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괴강올갱이해장국(043-832-1144)’은 ‘올갱이전골’을 취급한다. 넓은 냄비에 올갱이 속살을 삶은 푸르스름한 국물을 자작하게 붓고, 고춧가루와 청양고추, 버섯과 아욱, 콩나물을 넣어서 끓인다. 주인 아저씨는 “올갱이를 씹을 때 살강거리는 건 흙이 아니라 알”이라며 “올갱이의 푸른 피와 쌉싸래한 알은 간과 신장에 좋아서, 피로나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함께 파는 ‘올갱이 무침(1만5000원)’은 별로다. 양념이 지나치게 달다.

이 집에선 생 올갱이를 1㎏에 1만3000원을 받고 판다. 서울 등지엔 택배비를 별도로 받고 부쳐준다. 청천터미널 근처에서도 올갱이를 살 수 있다. 7000~8000원이면 커다란 검은 비닐봉지에 1㎏ 조금 못되게 담아준다. 4인 가족이 먹기 충분하다. 국 끓여먹거나 삶아서 그대로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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