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어린 틸리카이넨 감독, 변칙 전술로 이룬 V리그 데뷔전 승리

이석무 기자I 2021.10.16 17:00:31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V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코칭스태프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핀란드 출신의 젊은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34·핀란드) 감독이 V리그 데뷔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2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25-18 27-25 19-25 25-22)으로 눌렀다.

지난 4시즌 동안 일본프로배구 나고야 울프도그스 감독을 지낸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시즌 새롭게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에 이어 2시즌 연속 외국인감독을 선택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987년생으로 만 34살밖에 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36)보다 2살 어리다. V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이다.


지난 8월 열린 KOVO컵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배구를 살짝 맛본 틸리카이넨 감독은 V리그 개막을 앞두고 큰 악재를 접해야 했다. 팀의 간판스타이자 공수의 핵인 정지석이 사생활 문제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 정지석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팀의 시즌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문제였다.

하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단순하지만 영리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정지석의 레프트 자리를 무리하게 끼워 맞추기보다는 있는 자원에서 유연하게 방법을 찾았다. 레프트는 2명을 기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렸다. 대신 라이트를 2명 배치하는 변칙 전술을 꺼내 들었다. 토종 에이스 임동혁과 새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가 라이트로 함께 출격했다.

경기 중에는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주포지션이 라이트인 링컨은 레프트로도 자유롭게 자리를 옮기면서 공격에 주력했다. 임동혁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후위에 내려오면 리베로 출신 박지훈을 기용하기도 했다.

물론 리시브의 부담은 있었다. 하지만 베테랑 레프트 곽승석과 리베로 오은렬이 큰 위기 없이 리시브를 책임지면서 정지석의 공백을 나눠 메웠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V리그 데뷔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기쁘다”며 “비시즌 동안 선수들이 잘 버텨줬고 많은 노력을 해줬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어 “오늘 승리했지만 다시 연습장으로 돌아가 다음 경기 승리를 위해 준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틸리카이넨 감독은 리시브를 도맡은 곽승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곽승석은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코트 위에서 리더십을 보여주는 선수다”며 “팀에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고 강조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앞으로 계속 이 같은 라이트 2인 체제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상대 전력에 따라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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