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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FC-BGA 기판은 그동안 글로벌 1위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기판소재시장을 선도해온 LG이노텍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FC-BGA는 PC, 서버 등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기판이다. 주로 중앙처리장치(CPU)에 적용되며,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어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FC-BGA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은 오는 2030년에는 164억달러(약 20조2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판 업계 안팎에서는 LG이노텍의 FC-BGA 기판 개발 속도가 빠른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통상 시장 진출 이후 양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양산 단계까지 들어가는 것이 이례적이란 평가다.
앞서 RF-SiP, AiP 등 반도체 기판 제품을 생산 중이던 LG이노텍의 기술력이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이미 반도체 기판 등 후공정 산업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했고 장비 역시 기존 것을 활용할 수 있다”며 “양산까지 걸리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역시 기존 기판 고객사와 겹치는 만큼 안정적 거래선도 확보할 수 있다. LG이노텍 측은 “FC-BGA 기판은 기존 고객사와 주요 고객사가 대부분 일치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양산에 성공한 FC-BGA 제품의 경우 네트워크·모뎀용과 디지털TV용으로 업계는 해당 제품을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에 공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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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군 다양화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추가 투자도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발표한 FC-BGA 투자 규모가 3년간 총 4000억원대인데 본격적인 제품과 라인 확장을 위해서는 투자금이 더 필요하다”며 “신제품 연구개발(R&D)에 쓸 돈도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돈을 더 써야 한다”고 했다.
이미 글로벌 기판 기업들은 FC-BGA 관련 대규모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일본 신코전기공업은 지난해 FC-BGA 제품을 생산 중인 다카오카 신규 설비를 위해 658억엔(약 630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전기도 2021년부터 1조9000억원을 투입해 FC-BGA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기판 업계는 LG이노텍의 FC-BGA 시장 진입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기판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까지 FC-BGA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커질 것이 기대된다”며 “당장 올해 하반기 양산 이후에는 수율도 봐야 하고 내년부터 사업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