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작년 매출액 2조 4000억 “코로나 빗겨간 명품시장”

윤정훈 기자I 2021.04.16 09:05:12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소비침체에도 매출 급증
잦은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높여...순이익 대부분 본사 송금
기부금은 샤넬 6억, 에르메스 3억에 불과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명품 3대장’으로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작년 한국 시장에서 2조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도 30% 이상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명품 브랜드는 그동안 국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11월 외부감사법 개정안 시행으로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에 백화점 명품관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루이비통코리아유한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177% 늘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과 면세점 명품 쇼핑이 제한받으면서 국내시장 소비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루이비통은 작년에 수차례 상품 가격을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샤넬코리아의 2020년 매출액은 9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69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샤넬은 영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면세사업부가 포함된 실적이라 매출액이 일부 감소했다. 실제 샤넬코리아의 면세사업부 매출은 81% 급감했지만, 일반 매장 매출은 26% 증가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샤넬도 작년 스테디셀러 라인으로 꼽히는 클래식 라인의 가격은 두 차례 이상 인상했다. 이에 인기가 많은 클래식 라지 핸드백의 가격은 900만원대에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4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같은 기간 15.9% 증가했다.

실제 에르메스의 대표 ‘버킨백’, ‘켈리백’ 등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대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명품 업체들은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작년 코로나19에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실제 현대 판교점(9.4%)과 갤러리아 명품관(8.5%), 신세계 센텀시티점(7.5%), 신세계 강남점(5.5%), 현대 본점(3.5%) 등 주요 명품이 입점해있는 백화점은 작년 매출 신장을 기록한 바 있다.

3대 명품 브랜드는 작년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하며 본사로 송금했다. 이 금액은 1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에르메스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의 85%인 840억 원을, 루이비통코리아는 71%인 500억 원을 배당했다. 샤넬코리아는 2019년 330억원을 중간 배당했지만, 작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들 명품 브랜드는 기부금은 샤넬코리아 6억 원, 에르메스코리아 3억 원, 루이비통은 0원이었다.

이들 업체 외에 디올 한국법인(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과 프라다코리아, 펜디코리아 등이 전년 대비 매출액이 성장했다. 반면 페라가모와 입생로랑 등은 매출이 감소했다.

한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1% 하락한 14조 9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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