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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잠행 끝냈지만…北, 바이든 당선엔 ‘2주째 침묵’

김미경 기자I 2020.11.22 11:09:01

코로나 방역·사상전 집중 내부결속만 강조
‘봉쇄장벽’ 강화…초긴장 상태 유지 주문
당분간 美 무반응 속 외부지원 안 받을 듯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25일간의 잠행을 깨고 지난 15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북한은 미국 대선과 관련해 여전히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대내외 매체들은 22일 현재까지 미국 대선과 관련한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방역과 80일 전투 강화 등 내부결속 보도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지난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모습(사진=노동신문·AFP/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완벽한 봉쇄장벽을’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완벽한 봉쇄장벽을 구축해 나가는 것은 비상방역전을 보다 강도높이 벌여나가는 데 중차대한 문제”라며 비상방역조치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에도 노동신문을 통해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있다”며 국내외 지원의지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 신문은 이날 ‘수도당원사단 전투원들의 투쟁 정신을 따라 배워 80일 전투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자’는 제목의 1면 사설을 실었다. 신문은 함경도 수해 지역에 급파돼 복구전을 벌인 수도당원사단의 ‘투쟁 정신’을 본받아 80일 전투에서 승리하자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수도당원사단의 충성심을 본보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7일(현지시간) 사실상 대선 승리를 확정한 점을 고려하면 2주째 철저히 무반응인 셈이다. 이를 두고 바이든 당선인과 새로운 관계 설정을 해야 하는 김 위원장의 고민이 그 만큼 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친분을 쌓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승복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발신 신호에 집중하며 행동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침묵은 새로운 대미전략에 대해 내부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는 메시지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 세계가 코로나 재확산으로 철저한 방역 태세를 강조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면서 “당분간 내부 결속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평양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평양역 앞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북한 강원도 원산의 가죽신발공장 정문에서 위생 및 방역 관계자(왼쪽)가 한 여성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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