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PO가 주식시장을 넘어 경제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해방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이 상장한 해는 1996년으로 한국 경제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극에 달한 해”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적으로 IPO 활황은 주식시장의 과도한 낙관을 반영하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며 “100조원이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IPO의 시총 합은 지난 9일 기준 시총의 4.5%를 넘는 수준으로, 10~20% 정도인 신주 공모와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의 상장까지 감안하면 공급 부담은 더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초대형 IPO는 대부분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끈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에 속해 있다. BBIG 테마의 시장 비중이 높아지며 시총 30위 기업 중 2~4개가 바뀌게 될 전망이다.
커뮤니케이션 업종의 비중도 글로벌 평균을 웃돌게 된다. MSCI AC World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커뮤니케이션 섹터 비중은 9일 기준 각각 9.3%, 11.0%인데, 올해 코스피는 11%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들은 펜데믹으로 촉발된 유동성 장세의 빠른 종료와 시장 참가자들이 기대했던 주식시장의 모습이 완성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존 상장 주식들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 주가지수는 상승 없는 시총 증가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도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이번 IPO의 특징은 각 섹터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상장한다는 점으로 이번 IPO 사이클에서 섹터 주도주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섹터 간 교체보다 섹터 내 종목 교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