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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튀르키예 뒤늦은 긴축…또 750bp 금리 인상

김정남 기자I 2023.08.25 09:26:54

금리 인하 ''역주행'' 튀르키예, 석달째 금리 인상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튀르키예가 기준금리를 무려 25.0%까지 인상했다. 폭등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2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25.0%로 단박에 750bp(1bp=0.01%포인트) 올렸다. 지난 6월 650bp(8.5%→15.0%), 지난달 250bp(15.0%→17.5%)보다 더 큰 인상 폭이다. 6월 당시 튀르키예는 2021년 3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긴축 모드로 돌아섰고, 석달 연속으로 금리를 큰 폭 인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사진=AFP 제공)


튀르키예는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덮친 와중에도 나홀로 금리 인하 행진을 벌여 왔다. 튀르키예는 금리를 낮춰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이유를 언급했지만, 시장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폈다는 관측이 많았다. 금리를 내려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금리 인상을 두고 ‘모든 악의 어머니’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결국 재선에 성공했고, 이후 곧바로 경제정책 정상화 의지를 피력했다. 금융시장 사정에 밝은 메흐메트 심셰크 재무장관과 히피즈 가예 에르칸 중앙은행 총재를 각각 임명한 게 그 신호탄이었다. 최근 석달 연속 금리 인상은 정책 역주행을 멈추겠다는 결단으로 읽힌다.

튀르키예는 2021년 말 19.0% 수준이던 금리를 올해 3월 8.5%까지 내렸다. 그 과정에서 물가 상승률은 한때 80%를 돌파하기도 했다. 급격한 긴축으로 지난달의 경우 47.8%까지 떨어졌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살인적인 수준이다. 튀르키예가 뒤늦은 긴축으로 정책 실기를 했다는 비판이 비등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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