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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前 통일장관 별세…박근혜 정부 ‘통일대박론’ 주도

김미경 기자I 2020.08.15 14:46:20

15일 오전 암 투병 중 별세…향년 61세
朴정부 초대 통일부장관·합리적 보수주의자 평가
당시 국무위원 중 처음으로 ‘최순실 사태’ 사죄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겨냥 일침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이 암 투병 끝에 15일 별세했다. 향년 61세.

북한 전문가인 류 전 장관은 2013~2015년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제37대) 장관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통일대박론’을 총괄했으나 나름대로 북한과의 대화·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관 시절 북한이 대화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재임 기간 남북관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퇴임을 전후해선 주변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취지로 무력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류재길 전 통일부장관(사진=연합뉴스).
2015년 3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북한대학원대 교수로 학계에 복귀했다.

고인은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79자짜리 ‘시국 참회’의 글을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저와 같은 불행한 국무위원이 다시는 이 땅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으로 최순실 사태에 사과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향해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 6월 SNS에 ‘문재인의 몽상이 대북정책을 망친다’라는 글을 통해 “문재인의 대북정책은 완전히 파탄 났다”고 적었다.

국내 최대 북한연구 모임인 북한연구학회 회장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북한의 개혁 가능성과 남북한 관계’, ‘체제전환 국가의 법제의 기본원칙 변화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1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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