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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건희 회장 49재 마지막 의식…삼성家, 차분한 분위기 속 엄수

배진솔 기자I 2020.12.12 10:33:46

12일 진관사 함월당서 故 이건희 회장 49재 마지막 의식
홍라희 여사·이재용 부회장 등 직계 가족 11명 참석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자녀들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49재를 지내기 위해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 함월당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배진솔기자)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복을 비는 49재가 끝나고 가족들은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곁을 지켰던 부인과 자녀, 손자·손녀들은 49재가 치러지는 동안 매주 이곳에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1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 함월당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의 넋을 기리는 49재의 마지막 의식을 지냈다. 49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로부터 자손들이 49일 동안 7차례에 걸쳐 재를 지내는 불교 의식이다. 불교에서는 49일이 되는 날 고인이 인간으로 다시 환생할지를 결정한다고 믿어 자손들의 기원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여긴다.

49재의 마지막 날인 이날 진관사는 오전 7시 20분부터 의식이 치러지는 함월당의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대웅전 등 다른 법당에서도 의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은 함월당에서 지냈다. 동이 트자 스님들은 함월당 주변 다리의 바닥을 쓸었다. 음식과 물건 등을 나르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7시50분께 이재용 부회장이 아들, 딸과 함께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함월당으로 향하기 위해 ‘세심교(洗心橋·마음을 씻는 다리)’를 지나 차에서 내렸다. 이 부회장은 지나가는 스님에게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합장을 하기도 했다.

약 5분 뒤 홍라희 여사도 흰색 상복을 입고 도착했다. 보통 상중인 여성들은 검은색 상복을 입지만 불교에서는 상례에 빛을 상징하는 흰색을 사용한다. 죽음이라는 어두운 세계로 간 사람에게 보다 밝은 기운을 전달해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8시 5분께 차녀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흰색 상복을 입고 도착했다. 딸 셋과 아들 하나가 뒤따라온 차량에서 내렸다. 곧바로 약 5분 뒤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흰색 상복을 입고 아들과 함께 들어섰다. 이부진 사장은 아들에게 팔짱을 끼고 의지한 채 법당으로 향했다.

이날 의식은 8시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외부에 철저하게 차단된 채 부인과 자녀, 손자 등 직계가족 11명만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고인이 별세한 날로부터 49일 동안 7일마다 한 번씩 재를 올렸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모든 직계가족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의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가의 집안 가풍이 느껴지는 부분”이라며 “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애정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염라대왕을 모신 명부전에는 고인의 위패도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위패 옆에는 장인·장모(고 홍진기 전 내무부 장관·김윤남 여사)와 형 고 이맹희 CJ그룹 회장 등 돌아가신 친족들의 위패도 함께 봉안돼 고인의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위로한 것으로 보인다.

위패가 놓여있는 명부전 (사진=배진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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