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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비자물가 5월도 상승…2분기 정점으로 하향 전망"

이은정 기자I 2021.05.13 08:52:54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4월 美소비자물가 상승, 생산차질·경제재개 영향 커
"반도체 공급 부족에 중고차 가격 급등하며 물가 불안 작용"
"美 10년 국채금리, 달러화 가치는 상단에 못미쳐"
"연준 정책 조기 전환 압력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5월에도 기저효과 영향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입장처럼 물가 급등 현상이 2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하향 안정될 공산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간밤 발표된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8%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0.2% 상회, 3월 0.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4월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9%로 물가 쇼크가 현실화,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이다.

13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치는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과 경제재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4월 팬데믹으로 각종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각종 서비스요금이 급락했지만, 올 4월엔 경제활동 재개로 서비스물가가 큰 폭 상승한 게 물가 상승폭 확대에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으로 항공운임이 지난해 4월 전월 대비 14.7% 하락했지만, 올 4월에 전월 대비 10.2%, 전년 동기 대비 9.6% 상승한 점을 짚었다. 항공운임 외에도 레크리에이션 가격, 임대료 등 경제활동 정상화 영향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물가 상승폭을 견인하던 에너지가격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또 4월 코어 소비자물가 전월 대비 상승률이 1982년 4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것과 관련 중고차 가격 급등을 짚었다. 박 연구원은 “중고차 가격 상승률은 전월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21% 급등했는데 이는 1953년 이후 전월대비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대”라며 “4월 중고차 가격 상승률이 4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과 경기회복에 따른 자동차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중고차 가격이 4월 급등한 것이 물가 불안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5월에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기저효과, 반도체 등 공급 차질과 경제 재개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2분기를 정점으로 하향 안정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박 연구원은 “중고차 가격 등 일시적 공급 차질 현상과 경제재개 악영향이 3분기 중에 상당부문 소멸될 여지가 있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에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는 서비스물가의 경우 빠른 속도로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 정상화 지연 혹은 고용 없는 성장(Jobless Recovery)이라는 구조적 현상 등으로 서비스물가가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지표 발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이전 상단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미국 연준의 정책기조 조기 전환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의 경우 유럽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반등 폭이 제한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자금 흐름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 공산이 높다”며 “경기 호전과 경제가 뜨거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더욱이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는 국면에서 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할 여지는 충분하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강한 경기 반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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