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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與 유승민·野 김부겸, 차기 발걸음 빨라진다

김성곤 기자I 2016.04.14 06:00:00

여야 차기 잠룡 누가 울고 누가 웃었나?
오세훈·김문수 총선패배로 정치적 타격

희비 엇갈린 여야 차기주자들. 왼쪽부터 유승민, 김부겸, 김문수, 정세균, 오세훈.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4.13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여야 차기주자들의 운명이다.

가장 주목할 잠룡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대구 동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의 행보다. 유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 공천파동의 여파 속에서 전국적인 거물로 급부상했다. 공천파동의 여파 속에서 대구 동을이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되면서 유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8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로 4선 고지에 올랐다. 새누리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의 차세대 맹주로 자리매김하면서 김무성 대표를 위협하는 차기 주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로 김무성 대표에 대한 책임론은 물론 서울 종로의 오세훈 후보, 대구 수성갑의 김문수 후보 등이 줄줄이 낙선하면서 유 의원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다만 이른바 유승민 사단으로 불린 무소속 조해진, 류성걸, 권은희 의원이 낙선한 것은 변수로 꼽힌다.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 수성갑과 대한민국 정치일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여야 거물들의 빅매치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우선 대구 수성갑에서 이번 총선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지사 출신의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있게 누른 것.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의 실패에 이어 3수만에 대구시민의 마음을 얻은 것이다. 특히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김 후보의 승리는 1석 이상의 이미를 갖는다. 작대기만 꽂아도 새누리당이 당선된다는 야권의 불모지에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향후 정치적 행보도 가벼워졌다. 김 후보는 제2의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야권의 차기 주자로 우뚝 섰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텃밭 호남에서의 참패로 상처을 입은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반면 김부겸 후보에 참패한 김문수 후보는 향후 정치적 생명조차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렸다.

서울 종로에서는 재선 서울시장을 지낸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와 6선 고지를 노리는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승자는 정 후보였다. 정 후보는 이번 승리로 대중적 이미지를 제고하며 야권의 차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 후보는 총선 패배로 차기 도전의 중대 고비를 맞았다. 총선 정국에서 김무성 대표를 위협하는 차기 주자로 급부상하면서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의 구애를 받았지만 총선 패배로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여차하면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플레이어로 차기 구도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의 총선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약점이다.

이밖에 진보진영의 스타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경기 고양갑 선거에서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단일화 실패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지만 진보정당 최초의 수도권 3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이다. 정치적 위상을 높인 심 대표는 내년 대선 국면에서 진보정당을 대표해 차기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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