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1위 이끈 `서울시 명예시민`…실라키스 사장, 끝내 `도피 퇴임`

송승현 기자I 2020.08.01 13:00:00

벤츠코리아, 1일 뵨 하우버 대표이사 본격 취임
실라키스 사장 부임 직후 2016년부터 벤츠코리아 `독주`
`배출가스 조작` 환경부 발표 후 돌연 출장…"도피 의심"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5년간 이끌면서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에도 선정되고, 벤츠코리아의 위상을 끌어올린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이 끝끝내 ‘도피 퇴임’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한국 생활을 정리하게 됐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이날부로 실라키스 사장이 퇴임하고 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사장이었던 뵨 하우버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실라키스 사장이 지난 2015년 9월 1일에 부임해 벤츠코리아를 이끈 지 5년 만에 대표이사가 바뀌는 셈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그간 수입차 브랜드 사장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친근한 모습을 바탕으로 벤츠코리아의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벤츠코리아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우리의 약속’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등 한국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아울러 지난 2018년에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은 서울에서 3년 이상 계속 거주 혹은 총 거주 5년 이상인 외국인이나 시 방문 주요 외빈 중 시정 발전에 기여했거나 귀감이 되는 사회활동에 참여한 이들 선정된다.

무엇보다 실라키스 사장은 벤츠코리아 부임 이후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1992년에 다임그러그룹 벤츠 그리스에서 근무를 시작해 승용·상용 부문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28년간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벤츠코리아에서도 수입차가 차량 품질 면에서는 국내 완성차보다 뛰어나지만, 서비스 품질에서 뒤처진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공격적으로 신차 출시를 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라키스 사장 부임하기 직전인 2015년 BMW그룹은 4만7877대로 벤츠(4만6994대)를 제치고 1위를 질주하고 있었지만, 2016년부터는 벤츠코리아의 독주가 이어졌다. 벤츠는 △2016년 5만6343대(점유율 25.0%) △2017년 6만8861대(29.5%) △2018년 7만798대(27.15%) △2019년 7만8133대(31.92%)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에도 3만6368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전체 점유율 28.36%로 독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는 벤츠 글로벌 판매 국가 가운데 5위를 차지하는 등 위상이 점차 올라갔다.

하지만 환경부가 벤츠코리아 차량의 ‘배출가스 불법조작’에 대해 과징금을 꺼내 들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지난 5월 벤츠가 판매한 디젤차 4만381대에서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하고 형사고발 조치했다.

직후 실라키스 사장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출장을 간다며 독일로 떠난 뒤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라키스 사장이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도피성 출장’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는 상황이다.

결국 출장 이후 한국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실라키스 사장은 벤츠코리아의 성공을 이끈 당사자임에도 변변한 퇴임식도 이뤄지지 않은 채 한국 생활을 접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벤츠코리아 측은 “실라키스 사장의 인사는 본사에서 정한 것으로 환경부 발표나 검찰 수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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