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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칼럼]애플카 논란, 미래모빌리티 시대 여는 관문

이승현 기자I 2021.02.13 11:00:00
[이데일리 칼럼리스트=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약 세달 간 애플카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작년 말 애플이 오는 2024경 애플카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누가 애플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진행 중이다.

애플카는 상당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인 스마트폰을 출시 한 이후 이제 무대를 모빌리티로 옮기겠다는 시작점이 바로 애플카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전 세계가 들썩이고 누가 애플과 손은 잡는가가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카 출시 이후 구글카나 아마존카 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파운드리가 크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전용 플랫폼을 통해 찍어내기 식의 다양한 모델 주문이 가능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글로벌 제작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물론 안전은 기본이고 대량 생산 체제와 높은 기술 수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완성은 기본이다. 그 만큼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기업도 한정돼 있다.

애플이 가진 장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좋은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와 함께 독특한 운영체제는 물론 다양한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어서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가 갖지 못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장점을 애플카 하청생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물론 단점도 크게 존재한다. 단순 하청으로 인한 제작사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생각할 수 있고,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적어 그냥 하청으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애플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보면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같이 개방형이 아닌 폐쇄적인 운영체계를 유지하는 만큼 파격적인 계약관계가 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된 애플의 아이폰의 경우 폐쇄적이고 최악의 소비자 서비스 문제로 인하여 1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합의한 부분은 역시 향후 애플카도 유사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한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카 협의에 대하여 여러 제작사가 언급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을 비롯하여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제작사가 약 6개사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가장 밀접한 협의를 진행하여 온 현대차그룹의 경우 최근 논의가 중단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인 현대차그룹의 기아차가 수면 위로 노출되면서 애플의 불만으로 논의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그 만큼 현 사안은 민감하고 향후 미래의 먹거리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라는 뜻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이 조금이라도 양보하여 상대방의 브랜드 이미지도 살리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일명 ‘공동 브랜드(Co-brand)’로 한다면 최고의 모델이 되겠으나 애플의 성격상 어려울 것이다. 머지않아 협상 대상과 결과는 노출될 것이다. ‘악마의 계약’이 되지 않는 진정한 상생 계약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애플카를 보면서 자율주행 전기차를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도 크게 늘 것이다. 내가 처음에 나서기 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준비한 마스터 플랜을 크게 펼치는 준비된 기업도 예상할 수 있다. 자기 몸만 태우고 거름만 되는 촛불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이득을 위하면서 새로운 모빌리티를 접수하는 선두 기업이 될 것인지도 기대된다. 그만큼 향우 5~10년 사이가 미래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적과의 동침이나 이종 간의 결합, 합종연횡 등 생각지도 못한 사례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다. 모두가 미래가 불확실한 세계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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