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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백화점서 맛보는 이색 전시

김인구 기자I 2013.08.09 09:31:04

AHAF, 23~25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호텔 객실서
롯데·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선 바캉스 같은 무료전시

호텔 객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이색적인 전시회 중의 하나다. 마치 내 방에 걸린 작품처럼 안락함과 동시에 은밀함을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다(사진=AHAF)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호텔을 행사나 숙박하는 곳으로만 알고 있거나 백화점에서 쇼핑만 하고 귀가했다면 아직도 호텔과 백화점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호텔에서는 종종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전통적인 화이트큐브에서 벗어나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호텔 룸에서 작품을 전시한다. 이른바 ‘호텔 아트페어’다. 백화점에는 웬만한 미술관 못지않은 갤러리가 있다. 거의 1년 내내 전시를 하는 데다 심지어 무료다. 의외의 공간에서 만나는 미술은 그래서 은밀하면서도 짜릿하다.

▲특급호텔 객실서 열리는 ‘럭셔리’ 아트페어

오는 23∼25일 아시아아트넷 주최로 열리는 ‘아시아호텔아트페어’(이하 AHAF)의 전시 공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특급호텔 콘래드 서울이다. 10회를 맞는 AHAF는 호텔 객실을 활용해 전시하는 테마형 아트페어다. 관람객들에게 ‘내 방에 걸린 그림’ 같은 이색적인 체험을 안겨준다. 2008년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처음 시작된 후 2009년 그랜드하얏트호텔 전시부터 국내에 소개됐다. 이어 2010년부터 1년에 두 차례씩 홍콩과 서울에서 번갈아 치러졌다. AHAF로선 이번 아트페어가 다섯 번째 국내 호텔 전시다.

‘럭셔리’ 아트페어답게 전시작품의 면면이 화려하다. 가나·오페라·이화익·금산·카이스갤러리 등 국내 대표 화랑들과 이우환·김아타·무라카미 다카시·구사마 야요이 등 현대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외 유명작가들이 참여한다. 팡리준·장샤오강·저우 톄하이 등 현대 중국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중국 현대 미술’ 전도 선을 뵌다. 2010년부터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육성해온 ‘AHAF 영 아티스트’ 전도 펼친다. 60여개 객실에서 30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AHAF 측은 “주로 갤러리와 컬렉터들을 위한 자리이긴 하지만 일반인의 관심과 관람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신청서를 작성해 보내주면 초대장을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02-741-6320.

김아타의 ‘온에어’(사진=AHAF)
중국 저우 톄하이의 ‘플라시보(Placebo)’(사진=AHAF)
▲백화점 갤러리에선 팝아트·추상화 무료 전시

호텔은 ‘럭셔리’한 게 다소 부담이지만 백화점에선 수준 높은 작품을 무료로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 팝아트·추상·판타지 등 장르도 다양하다.

롯데갤러리 영등포점은 오는 25일까지 팝 아티스트 지니 리의 회화 40여점을 모아 ‘플레이타임’ 전을 연다. 지니 리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쉽고 재미있게 그려내는 아티스트다.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텍스트화해서 관람객에게 직접 이야기한다. 부대행사로 ‘작가와 함께하는 미술체험’도 마련한다. 02-2670-8889.

지니 리의 ‘이프 유 러브 미, 세이 유 러브 미’(사진=롯데갤러리)
청량리점은 27일까지 브라질 출신 팝 아티스트 호메루 브리투의 ‘러브 피버’ 전을 개최한다. 브리투는 네오팝 큐비즘의 창시자로 팝아트·그래피티 등을 밝고 희망적인 언어로 해석하는 작가다. 이번 작품들도 색채가 강렬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02-3707-2890.

호메루 브리투의 ‘그레이트 팰’(사진=롯데갤러리)
일산점은 18일까지 ‘한여름 밤의 꿈’ 전을 열고 있다. 김도플·밥장·부부바바·오정택·이현정·임승섭·함영미 등 7명의 젊은 작가가 설화를 주제로 유쾌하면서도 환상적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031-909-2688.

이현정의 ‘낮과 밤’(사진=롯데갤러리)
신세계갤러리 본점은 9월 9일까지 ‘오세열·양천 2인’ 전을 연다. 두 사람은 각각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다. 오세열은 물감을 긁어내는 방식의 마티에르와 어린아이 그림 같은 순수함이 특징이고, 양천은 중국 전통의 먹과 차를 이용한 추상화를 그리고 있다. ‘반복’과 ‘우연’이 키워드다. 02-310-1924.

오세열의 ‘금붕어’(사진=신세계갤러리)
인천점은 19일까지 ‘서머 바캉스’ 전을 마련한다. 어릴 적 바닷가에서의 기억과 어른이 된 작가가 꿈꾸는 바다에 대한 환상을 담는다. 여러 가지 형태의 놀이들로 가득한 설치작품 등 바캉스를 테마로 한 이색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032-430-1157.

신세계갤러리 측은 “휴가철인 8월에 진행하는 전시회에는 특히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다. 좋은 작품을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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