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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키워드]더이상 못버티고 뛰는 美국채금리

이정훈 기자I 2016.07.19 07:40:24
이달들어 미 국채금리가 2년과 10년물 모두 의미있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10년물 금리가 더 빠르게 뛰면서 채권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마켓포인트 데이터 인용, 단위:%,%포인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간밤(현지시간 18일)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반등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물론이고 나스닥지수까지 3대 지수가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더 반가운 소식은 경제지표 호조에도 끄떡없던 미국 국채금리가 의미있는 오름세(=국채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이달초 역대 최저인 1.358%까지 하락했던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어느새 1.582%까지 뛰었다. 열흘도 채 안돼 0.224%포인트(=22.4bp)나 뛴 것이다. 양호한 경제상황과 계속되는 주가 상승랠리에 국채금리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주말에 나온 미국내 주요 경제지표는 일제히 호조세를 보였다. 6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0.6% 증가해 3개월 연속으로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0.1%)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6월 산업생산도 0.6%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0.3% 증가)를 앞지르며 1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예상치(0.3%)를 밑돈 0.2%에 그쳤지만 4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간밤에 나온 미국주택건설협회(NAHB)와 웰스파고가 공동으로 발표하는 7월 주택시장지수도 6월의 60보다 소폭 낮아진 59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기준점인 50선을 넘어 시장을 좋게 보는 전문가가 더 많음을 확인시켜줬다. 오늘밤(현지시간 19일) 발표되는 6월 주택착공도 5월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 전망치와 실제치 차이를 수량화해 씨티그룹이 산출하는 미국 경기서프라이즈지수(CESI)도 역사상 가장 긴 18개월간의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나 플러스(+)로 돌아섰고 이제 지난해 1월 이후 1년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렇게 본다면 미 국채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가 66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7월 설문조사에서 올 연말까지의 10년만기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6월 설문에서의 2.14%보다 훨씬 낮아진 1.70%를 기록하긴 했지만 현 수준과 비교하면 더 오를 여력이 있는 셈이다. 특히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욱 의미있는 건 이 기간중 2년만기 국채금리는 0.613%에서 0.69%로 0.077%포인트(7.7bp) 상승하는데 그쳐 10년과 2년 국채금리가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10년과 2년간 장-단기금리 차이가 너무나 좁혀지면서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는 걸 감안하면 이같은 스프레드 재확대는 그 만큼 미국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을 것임을 확인시켜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4~5월 두 달간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자금 이탈이라는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하이일드채권(=고위험 고수익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5억달러 순유입으로 전환한 뒤 이달에는 2주일만에 21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채권이라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면서도 금리가 높은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그 만큼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그동안 누차 언급했듯이 국채금리가 의미있는 반등을 보일 경우 속도조절에 들어간 미국 주식시장도 재차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참고: 7월11일자 [증시키워드]깜짝고용, 그래도 끄떡없는 美국채금리) 여전히 매수우위 관점에서 주식시장에 접근하되 2020선 위에서 일정부분 매물 소화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조정시 분할 매수에 나서는 신중한 전략이 당분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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