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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파트 돋보기]전기요금이 묘하다’가 나가고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실제로 세대별 전기요금보다 공동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온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입주한지 만 3년이 지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 거주하시는 한 독자께서는 “전기요금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다. 세대 전기요금보다 공동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온다”며 억울한 심경을 구구절절히 전해주셨습니다.
집에서 자신이 실제 사용하는 전기보다 공동전기요금이 더 나오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분양 흥행을 위해 공용시설 마련에 공을 들입니다. 지하주차장이 어두컴컴하지 않게 조명을 환하게 밝히거나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 등 운동시설을 운영하는 데 상당량의 전기를 사용합니다. 계단실 조명 등 소방용 비상등도 늘리는 추세입니다. 공용전기사용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게다가 지난주에 지적한 대로 단일계약 방식(단일요금제)을 채택한 단지에서는 공용요금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단일요금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단일요금제는 전체사용요금이 종합계약 방식(종합요금제)보다 저렴할 수 있지만 개별 세대에서 절약된 사용요금이 공용요금에 합산되는 방식이라 전기사용량이 평균보다 적은 세대는 불리합니다. 일반적으로 소형 평형 가구나 1~2인가구, 독거노인 가구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만약 위의 사례에 종합요금제를 적용한다면 공용전기료는 일반용 요금이 적용돼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됐을 겁니다. 세대 전기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집이므로 전체 전기요금도 더 적게 나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복잡한 공동주택 전기요금 부과 체계로 인한 이같은 문제가 전기요금 불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칫 관리비 부과가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오해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습니다.
세대별 전기사용부분과 공용사용부분의 구분이 명확한 종합요금제로 공동주택 전기요금 체계를 단일화하고 세대 사용요금에서 변전시설 관리 등 시설유지보수 비용을 차감하는 장치를 둔다면 지금보다 더욱 투명하고 합리적인 전기요금 부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