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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대선, 재벌출신 키스카 후보 당선

이정훈 기자I 2014.03.30 11:32:40

키스카, 결선투표서 59.4%..피초 現총리 압도
정치신인 불구 스메르 독점 반감에 반사익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슬로바키아 대통령 선거에서 재벌 기업가 출신인 안드레이 키스카(51) 후보가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집권 스메르(Smer) 당수인 로베르토 피초 총리는 여당의 독점에 대한 거부감에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 당선자
슬로바키아 통계당국은 29일(현지시간) 실시된 슬로바키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키스카 후보가 59.4%를 득표해 40.6%에 그친 피초 총리를 앞지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아직 최종 개표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피초 총리는 “지금까지의 선거 결과를 애써 무시할 필요가 없다”며 패배를 인정했고, 키스카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된 키스카 후보는 지난 1990년대 할부금융회사를 차려 부를 쌓은 인물로, 이후에는 기부재단을 설립해 자선활동을 벌여왔다. 정치권에서는 별다른 경력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스라바의 한 호텔에서 수많은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당선 인사에 나선 키스카는 “모든 국민을 대변하며 더 인간적인 정치를 만들겠다”며 “특히 슬로바키아가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슬로바키아는 앞서 15일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당시 피초 총리가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상위 득표자 2명을 추려 이날 결선투표를 실시했다.

현재 슬로바키아에서는 스메르가 국가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었고, 이런 정서가 결선투표에서의 역전을 가능하게 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만약 이번에 피초 총리가 대통령이 됐다면 슬로바키아가 지난 1993년 체코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당(黨)이 대통령과 의회, 정부를 모두 장악할 뻔 했다.

슬로바키아의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이반 가슈파로비치 현 대통령이 지난 2004년부터 두 차례 대통령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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