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증시]코에이, '효자' 덕만 보던 시절은 지났다

김무연 기자I 2019.10.26 10:00:00

삼국지, 신장의 야망, 대항해시대 등 다수 유명 IP 보유
해당 게임으로 일명 '우려먹기' 심해… 대체작 속속 등장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시대를 뒤흔든 역사적 영웅들의 능력을 어떻게 후세인들이 어떻게 재단할 수 있을까. 누가 훌륭한 인물이고 뒤처지는지는 인물인지는 사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지만 각 인물들이 가진 본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일본 게임 회사 코에이의 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이런 작업을 통해 불후의 명작 ‘삼국지’ 시리즈를 만들어 냈다. 삼국지 시리즈는 후한 말 군벌의 난립 끝에 위(魏), 촉(蜀), 오(吳) 삼국으로 나뉜 당시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삼국의 영웅들의 능력치는 크게 통솔력, 무력, 지력, 정치력, 매력으로 분류되며 이는 수치로 정해진다. 시리즈 특성상 촉의 명재상 제갈량의 지력은 항상 최고치인 100이었으며, 비장(飛將)이라 불렸던 시대의 풍운아 여포의 무력도 100으로 설정됐다. 또한 등장 영웅들은 각각 전투, 내정, 군략에 특화된 특성을 지녔다. 게이머는 이 영웅들을 이용해 삼국 시대의 군벌 중 하나로 천하 통일을 진행해 나가게 된다.

삼국지 시리즈는 현재 코에이가 발행하는 다양한 게임 시리즈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주력 게임 타이틀이다. 1985년 1편이 출시된 이래 내년 14번째 작품이 나올 정도로 장수한 시리즈이기도 하다. 삼국지 뿐만 아니라 ‘노부나가(信長)의 야망’, ‘진 삼국무쌍’. ‘대항해시대’들 역시 십 여년이 넘도록 꾸준히 발매되며 타이틀의 인기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1978년 에리카와 요이치(襟川陽一)와 에리카와 케이코(襟川惠子) 부부가 설립한 코에이는 1983년 ‘노부나가의 야망’을 시작으로 전략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2009년 4월 아케이드 게임회사 테크모와 합병, ‘코에이 테크모’로 재탄생한다. 테크모는 우리나라 오락실에서도 널리 퍼진 ‘테크모 월드컵 98’을 만든 게임 회사다.

그간 코에이는 여러 비판에 직면했으면서도 보유한 탄탄한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잡아뒀다. 사실 게임계에서 삼국지,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혁사 관련 게임을 논할 때 언제나 1순위로 거론되는 것은 코에이의 시리즈들이다. 코에이는 보유한 IP를 활용한 MMORPG,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며 변화하는 게임 산업의 흐름에도 비교적 순탄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회사는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인 ‘신 삼국지’와 ‘아틀리에 온라인’을 서비스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대항해시대’ 시리즈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모바일용 ‘대항해 시대 Origin’을 라인게임즈와 공동 개발할 예정이며, 넥슨과 ‘진삼국무쌍 8 모바일’ 역시 공동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4~6월기 연결 결산기 코에이테크모의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8% 감소한 9억5600만엔에 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작 게임 출시가 부족했고 기존에 발매된 게임들의 매출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회사는 오는 2021 년 3분기까지 스마트폰 등의 신작 게임 개발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과 함께 내년 3 월기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동결했다.

코에이가 신작 모바일 부문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큰 고민없이 기존 IP를 이용해 기존 팬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만들었던 과거를 탈피하겠단 의미로 분석된다. 이미 코에이는 게임 시리즈마다 비슷한 느낌을 주는 매너리즘, 콘솔게임을 PC용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최적화 문제 등으로 비판 받아왔지만 팬들의 꾸준한 수요가 있었기에 개선할 유인이 적었다.

그러나 대항해시대는 1999년 4편을 기점으로 2014년까지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 ‘포트 로얄’이라는 비슷한 게임이 시장에 등장했고, 다른 장르의 게임이지만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도 나왔다. 삼국지 시리즈 역시 ‘삼국 : 토탈워’가 출시되면서 코에이가 보유했던 ‘독점적’인 위치가 조금씩 흔들리는 추세다.

코에이테크모의 주가는 최근 5년 동안 큰 부침없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일본 게임회사 대부분이 이런 흐름을 보였단 점에서 코에이테크모만의 선전이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삼국지 14 등 기존 IP에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반등이 있지 않는 한 기존 IP를 이용한 코에이의 경쟁력은 점차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카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