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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출신 고이케, 아베에 압승..도쿄도의회 선거서 자민당 대패

차예지 기자I 2017.07.03 07:12:25
사진=AFP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2일 실시된 일본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사진 가운데)의 지지세력이 압승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대패, 2012년12월 재집권 이후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NHK에 따르면 기존 의석 57석인 집권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3석을 얻는데 그쳤다. 1965년과 2009년 선거에서의 38석보다 큰 폭으로 의석수가 감소해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반면 유리케 지사가 이끄는 도민우선(퍼스트)회는 49석을 획득해 도쿄도의회에서 제 1당을 차지했다.

도민우선회와 선거 협력을 하기로 한 공명당은 23석, 도쿄생활자네트워크는 1석을 얻었다. 도민우선회가 추천한 무소속 후보자도 6석을 획득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고이케 지사를 지지하는 세력은 총 79석을 얻어 과반 의석인 64석을 훨씬 넘었다.

선거 전 의석수는 자민당이 57석으로 과반(127석 중 64석)에 조금 못 미치지만 압도적인 제1당의 지위를 갖고 있었으며 공조해 온 공명당 22석을 더하면 과반을 넘겼다. 도민퍼스트회는 불과 6석으로 출발했으나 판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자신이 추진해 온 헌법 개정에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도쿄도 내 42개 선거구에서 총 127개 의석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지방의회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례 상 선거 결과에 따라 총리가 바뀌거나 정권이 교체되는 등 일본 전체 정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왔다.

이날 선거는 사학 스캔들 등 각종 비리로 사면초가에 몰린 아베 신조 총리가 기사회생할지 아니면 반 아베 기치를 들어올린 고이케 지사가 향후 정치 행보에 힘을 받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때 60%를 넘던 아베 내각 지지율은 가케 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학스캔들로 36%까지 하락했다.

선거 직전에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자위대로서 부탁한다”며 자민당 후보에 투표해달라는 언급을 한 것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선거 마지막날에는 첫 가두연설에 나선 아베 총리를 앞에 두고 청중들이 “물러나라”는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결속해 정책을 중시하는 정권 운영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도민의 눈높이에서 진행해 온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고 감동과 책임의 무게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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