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증시]디아블로4, 욕하면서도 한다

김무연 기자I 2019.11.09 09:00:00

지난 1일 블리즈컨 개막식서 디아블로4 공개
성의없는 그래픽 vs 디아3 장점 계승 갑론을박
디아블로 IP 충성도 높아… 완성도 무관하게 실적 기여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지난 1~2일 양일에 걸쳐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블리자드 팬들의 성지’라 불리는 블리즈컨이 열렸다. 블리즈컨은 미국 게임회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연례 게임행사로 자사의 주요 게임 타이틀인‘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하스스톤’ 시리즈를 홍보하면서 관련 이벤트를 개최하는 행사다.

여러 논란에도 블리즈컨은 이번에도 입장권이 매진되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재확인했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모바일 버전인 ‘디아블로 이모탈’을 내놨다 팬들에게 큰 반감을 샀고 최근에는 하스스톤 대회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한 프로게이머 ‘블리츠청’을 징계한 건으로 날선 비판에 직면했다.

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블리자드의 CEO인 제이 알렌 브랙은 개막식에서 블리츠청 징계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블리자드는 디아블로의 새로운 시리즈 ‘디아블로4’를 소개했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네팔렘’들이 사는 공간인 성역을 창조한 악마이자 7대 악마 중 한 명인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의 딸인 ‘릴리트’가 누군가에 의해 소환되면서 소개 영상이 끝나자 장내는 팬들의 함성과 박수로 뜨겁게 달궈졌다.

아직 개발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라 선택 가능한 직업은 야만전사, 원소술사, 드루이드 3가지만 소개됐다. 또한 시리즈 최초 맵 이동의 자유도가 높은 ‘오픈월드’ 방식을 채택해 유저들의 자율성을 부여했고 맵이 넓어진 만큼 처음으로 ‘탈 것’이라는 개념도 더했다. 거기에 캐릭터들의 헤어스타일, 피부색 등을 바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도 처음 도입될 예정이다.

디아블로 4의 영상이 공개되자 게이머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봤을 때 그래픽이 조잡하고 전작과 큰 차이점이 없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가하면 디아블로 시리즈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잘 살렸고 디아블로3에서 지적받았단 단점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유저들의 비판과는 무관하게 디아블로 4의 등장은 회사 주가에 호재라고 진단했다. 한 게임 관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디아블로4에 대한 비판을 한 사람들은 블리자드 게임에 애착이 강한 충성도 높은 유저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면서 “기자와 전문가들이 평도 악평 일색이 아닌데다 디아블로의 지적재산권(IP)에 대한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디아블로4 발매 소식은 센티멘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도 큰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7일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컨퍼런스 콜을 열고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3분기 매출액은 12억8200만 달러, 당기순이익은 2억400만 달러로 각각 전분기 대비 8%, 37.7% 감소했다. 이에 따라 6일 56달러 수준이던 회사의 주가는 54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블리자드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악화된 것은 맞지만 이는 3분기 매출을 이끌 신작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부진한 실적이라고는 하지만 시장 가이던스보다는 높았고 기업 펀더멘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려할 부분 아니”라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