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00% 탄소중립 그리고 스마트팩토리

류성 기자I 2020.08.15 09:06:05

박정수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인류의 역사를 에너지 관점에서 볼 때 우수한 에너지를 확보한 이후 새로운 산업혁명은 가능해 질 수 있었다. 석탄을 효율적으로 이용한 외연기관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석유를 활용한 내연기관으로 2차 산업혁명, 그리고 원자력과 전기를 이용한 3차 산업혁명이 진행되었다.

이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재생, 전환 등을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기술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융합,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는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은 ‘통신과 에너지의 융합’이며, 에너지의 융합을 선도하는 국가가 결국 세계를 제패한다고 한 말을 되새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중 10대 대표 과제를 발표하면서 그린에너지를 비롯한 ‘스마트 그린산단’ 분야를 선정했다. 현재 7개의 스마트 산단을 구축하고 있으나 디지털 기반의 생산성, 에너지 효율 등 스마트, 친환경 제조공간의 전환을 통해 초기 성공모델 창출로 타 산업단지 확산 및 K-스마트 그린산단 수출 보급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글로벌 선진기업 주도의 “RE100(재생 가능한 에너지 100%; Renewable Energy 100%)”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4년 영국의 비영리 단체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개념화하여 다국적 기후 그룹(The Climate Group)이 뉴욕 기후 주간 행사에서 제안한 활동으로, 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자는 의미이다.

‘RE100 이니셔티브(Initiative)’ 가입 대상은 에너지 생산기업이 아닌 에너지 소비기업으로 구글, 애플, BMW, GM, IKEA 등 글로벌 기업 포함 242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2020년 7월말 기준) BMW는 2015년 RE100을 선언했고, 이미 달성한 애플도 2030년까지 공급망 및 제품에 대해 100% 탄소 중립을 선언한 상황이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rporation) 역시 최근 7월 27일, 세계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RE100”을 선언했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기 회사는 물론 공급사에 대해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청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 기업이 앞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출 제한이 예상되는 글로벌 생태계가 만들어 지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LG화학이 처음으로 “RE100”에 합류하였고, SK하이닉스는 애플과 친환경 동맹을 맺어 “RE100”을 검토 중이다.

“RE100”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 흐름과 함께 한국전력에게 독점 허가된 우리나라의 전기 판매사업의 현행법의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7월 20일 전기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 입법이 예고되었다. 이는 재생발전사업자, 전기판매사업자(한국전력), 전기소비자(기업) 간의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통해 재생에너지 거래가 가능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제조업의 전사적 제조 지능화(EMI; Enterprise Manufacturing Intelligence)가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전사적 제조지능화(EMI)를 목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는 품질, 원가, 납기와 함께 ‘에너지’를 포함한 빅데이터(Big Data) 집계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기술로 자동 또는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제조 빅데이터 관리기술을 통해 개선 항목 분석이 가능해져 실시간 정보확인을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이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이 현상이 발생했는지, 예지적(Predictive)으로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그리고 지금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빅데이터 기반의 시스템이 분석, 예측, 처방 및 이행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즉 증강분석(Augmented Analytics)을 통해 경영의사결정에 인사이트(insights)를 제공하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의미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의 사례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기술을 통해 단순 결과 정보 뿐만 아니라 현장의 문제점 및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데 중요 자료로 활용되어 1,000여 종이 넘는 제품을 연 1,200만개 이상 생산함에도 불량률은 0.0009%, 기존 공장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30%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Electric) 코리아는 IIoT(산업용 사물인터넷) 기반의 에너지 관리와 자동화 공정을 구현한 ‘익산 스마트 팩토리’를 최근 공개하면서, 증강현실 어드바이저(AR Adviser)를 활용한 모니터링과 관리 시스템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도입으로 제품 불량율 10% 이상 감소, 에너지 소비 5% 이상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전력은 기업의 이익과 연관될 수 밖에 없다. 중요 원자재인 전력 낭비를 막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결과적으로는 수익 플러스 효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딥러닝, IIoT 등의 기술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기업과 공장 내외의 낭비 전력, 유지보수 및 설비 수명 시기 파악이 가능해진다. 노후 기기의 교체뿐만 아니라 전력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기기들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공장에서 소모되는 전기 중 제일 큰 모터 전기 소모량에 대해 실제 부하 측에서 요구되는 만큼만 효율적인 모터를 제어/운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

기업들은 스마트 팩토리의 효과적인 전력 관리를 위해 전기뿐만 아니라 설비 가동 시 최대 효율로 작동시킬 수 있는 솔루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가 고도화될수록 에너지 절감 효과도 동반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프로젝트 분석표이다. 탑 10 중에 3위가 스마트 에너지이다.

출처: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전문기업 텔스타 홈멜㈜의 사업관리 담당 이장희 파트너 제공(재인용)


스마트 팩토리가 고도화되면 설비들 간의 통신뿐만 아니라 시스템 간의 유기적인 연결이 이뤄진다. 더 나아가 공장과 공장이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산업단지 내의 ‘스마트 그린산단’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각 지역의 부품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첨단화된 기술을 접목하여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를 통한, 맞춤형 생산에 최적화된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차별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 각각의 산업단지 특성을 고려한 ‘스마트 산업단지’를 모델화시켜 육성하고, 확산 보급하여야 한다.

단, 산업단지 내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연결할 수 있는 동일한 업종일수록 ‘스마트 산업단지’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설비, 공장의 통신 프로토콜 등의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온디멘드 이코노미(On Demand Economy)의 실현,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인프라 구성 여부 또한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단지 내에서 에너지 효율화를 통합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 및 각종 에너지 효율화 설비, 에너지 분석/모니터링(GeM), 수요거래/전력중개 서비스 등이다. 또한,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은 공장 내 모든 라인 별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세분화해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으로 관리하여 에너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주목 받아 왔다.

이는 에너지 사용량 계측부터 측정된 데이터 저장 및 관리, 에너지 사용량을 일정 주기로 분석해 에너지 비용을 산출하는 관리서버 및 모니터링 단말기를 포함한다. 그리고, 에너지 관리 수단으로 에너지 흐름 모니터링 기능 및 제어기능을 제공하는 Energy Management System(EMS)와 신재생에너지 및 분산전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Energy Storage System(ESS) 역시 각 공장별 맞춤형 분석을 가능케 하여 산업단지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와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Solution)이다.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를 위해 에너지 관리 솔루션은 필수적인 요소이며, 스마트 팩토리가 고도화 될수록 에너지 절감 효과도 동반 상승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고도화된 스마트 팩토리를 디딤돌 삼아 각 지역 산업단지 내 공장과 공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스마트 그린산단화’ 구축은 필연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스마트 그린산단’을 모델로 하여 국내 각지 전파는 물론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수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K-방역’이 모범사례로 국제사회를 선도하고 있듯이 ‘K-스마트그린산단’이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프라 기능을 기대해 본다. 왜냐 하면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AI Smart Factory Platform)은 제조 산업의 새로운 인프라와 제조 생태계 조성이 4차 산업혁명의 필수(必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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