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오해와 진실]캐시카우도 옛말…‘투잡’ 뛰는 항공사들

이소현 기자I 2020.10.10 10:10:10

에어아시아, 플랫폼·물류·전자상거래·금융업 진출
타이항공, 기내 좌석으로 이색 식당..도넛도 판매
하늘 위에서 맛본 기내식을 지상으로..배달 서비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과거 항공사는 현금 수익을 꾸준히 기록하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항공사가 경영난을 겪어 구조조정을 하거나 국유화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항공업계는 항공운송 이외 사업영역을 확대해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인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다. 에어아시아는 지난 9월 항공사 외 디지털 사업부를 확장하는 계획으로 ‘에어아시아 디지털’을 출범했다. 에어아시아 디지털의 세 가지 중점 분야는 △에어아시아닷컴 플랫폼 △물류 및 전자 상거래 △금융 서비스다.

아시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가 디지털 사업을 출범했다. 메라눈 카머루딘(왼쪽부터) 에어아시아 공동설립자,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 아이린 오마 에어아시아 디지털 사장.(사진=에어아시아)
아시아 최대 LCC도 코로나19 위기에 전 세계 국제선 수요가 줄어들자 고육지책을 강구한 것이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에어아시아는 더 이상 단순한 항공사가 아니다”며 “항공사 외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이제 에어아시아의 핵심 성장 영역”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닷컴’은 아세안 지역을 선도하는 여행 및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에어아시아닷컴은 하루 100만명 이상, 매월 4000만명 이상의 방문객으로부터 축적된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고객 프로파일링을 수행하고 구매 출발지와 목적지, 구매 시점, 체류 기간 및 제품 선호도 등의 데이터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서비스와 타겟팅 프로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화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텔레포트’는 화물, 배송, 전자 상거래를 아우르는 국경 간 물류 운영을 한다. 여객보다 화물 항공운송에서 수익이 높아지자 코로나19 대유행 무렵 시작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까지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사업도 강화한다. 결제 솔루션, 송금, 대출에 주력하는 핀테크 기업인 ‘빅페이’와 포괄적 인 여행 및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를 갖춘 아세안에서 가장 큰 로열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빅라이프’는 전자지갑 기업을 뛰어넘는 가상 은행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게 목표다.

기내식도 지상에서 판다. 에어아시아 기내식 및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제공하는 아세안 패스트 푸드의 팜투 테이블(farm-to-table) 콘셉트의 ‘산탄’은 ‘지상에서 먹는 기내식’으로 유명하다. 현재 쿠알라룸푸르 2개의 매장 외에 내년 2분기 뉴욕과 런던 및 방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타이항공 본사 카페테리아를 기내좌석 등으로 인테리어해 식당을 열었다.(사진=타이항공 SNS)
태국 항공사 타이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타이항공은 방콕 본사의 카페테리아에 항공기 내부 객실을 그대로 재연해 레스토랑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실제 항공기에 있던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을 가져와 배치했으며, 보잉 747 항공기 창문과 엔진으로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항공기 부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식당 출입문에는 타이항공 엠블럼이 새겨진 항공기 출입용 계단을 설치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항공기 기내식을 만들었던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타이항공의 기존 대표 기내식 메뉴인 양식·일식·중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타이항공 식당 출입문에 항공기를 오르내리는 계단을 설치했다.(사진=타이항공 SNS)
또 타이항공은 길거리 음식으로 튀김 도넛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방콕 시내 본사 건물 앞을 비롯해 5곳에서 파통고(pa tong go)라고 불리는 튀김 도넛 판매를 하고 있다. 튀김 도넛은 태국인들이 아침 대용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항공은 튀김 도넛 판매로 하루 약 1400만~1800만원, 한 달에 약 3억7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찬신 타이항공 회장 대행은 “더 많은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항공이 튀김 도넛인 ‘파통고(pa tong go)’를 판매하고 있다.(사진=타이케이터링)
싱가포르항공은 초대형 여객기 A380(최대 853석)을 임시 식당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오는 24일과 25일 창이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A380을 임시 식당으로 개방해 손님들은 점심 전에 기내를 둘러볼 수 있고, 식사할 좌석 등급을 선택할 수 있다. 또 기내식을 즐기며 영화 등 오락 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다. 11월 말에는 승무원 훈련 시설과 비행 시뮬레이터(모의 비행 장치)를 체험하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내식 배달 사업을 구상한 항공사도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일등석과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자택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캐나다 유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노스 항공도 최근 캐나다 유콘주를 대상으로 냉동식으로 된 간편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