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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텃밭에서도 외면당한 日자민당…기시다 내각 퇴진위기

박종화 기자I 2024.04.29 08:00:29

보궐선거 3곳서 모두 야당 승리
''보수왕국'' 시마네현서도 자민 참패
증세 반발·비자금 스캔들에 민심 심판
9월 자민당 총재선거서 기시다 재선 요원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이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텃밭에서도 야당에 크게 밀리면서 기시다 내각의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


29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세 곳에서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승리했다. 일본 언론은 투표가 종료되자마자 출구조사를 통해 자민당 참패·야당 압승을 예측했다.

보궐선거가 치러진 세 곳 모두 자민당 의원 지역구였다. 이 가운데 자민당은 자당 의원 비위로 보궐선거가 열린 나가사키현 제3구·도쿄 제15구를 제외한 시마네현 제1구에만 후보를 냈다.

자민당에 특히 뼈아픈 건 ‘보수 왕국’으로 불리는 시마네현 제1구 패배다. 이곳은 전임자인 호소다 히로유키 전 중의원 의장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9번 내리 당선됐을 정도로 보수세가 짙은 곳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유일하게 자당 후보가 나온 이곳을 두 번이나 방문해 자민당 후보를 지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메이 아키코 입헌민주당 후보가 니시코리 노리마사 자민당 후보를 58%대 41%라는 큰 격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를 2012년 정권 교체 이후 이어진 자민당 1당 우위 체제를 붕괴시킬 만한 ‘민의의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시다 내각은 지난해부터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과 통일교 연루 의혹, 증세 추진에 대한 반발로 흔들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달 19~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5%로 6개월째 ‘정권 퇴진’ 수준인 2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선 9월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다시 당선되는 건 요원하다. 기시다 총리가 내각 생명 연장을 위해 중의원 해산이란 승부수를 걸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자민당 안에선 기시다 총리를 총재 선거 전 조기 강판시키더라도 기시다 총리 얼굴로 중의원 선거를 치르는 건 곤란하다는 기류도 돌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재선을 목표로 민심의 재신임을 받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려고 한다면 ‘기시다 강판’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중진은 최근 자민당 의원이 자신에게 “기시다 총리에 의한 중의원 해산만은 피하고 싶다. 내 정치적 생명이 달렸다”며 “공명당도 기시다 퇴진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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