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당국 “테슬라 FSD, 완전자율주행 아냐”

김무연 기자I 2021.09.24 08:12:32

SFCTA “고급 운전자 지원 프로그램일 뿐”
FSD 가동 중에도 운전자 지속적으로 주의 기울여야
DMV, ‘자율주행기능’ 표현 허위 광고 가능성 검토
머스크 “최악의 상황 대비해 운전대 잡고 있어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규제당국이 테슬라가 배포할 예정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업데이트 버전에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아직 안정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전자율주행이란 명칭이 소비자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사진=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교통국(SFCTA)은 FSD는 고급 운전자 지원 프로그램일 뿐 자율 주행 시스템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 또한 캘리포니아주(州) 차량국(DMV)가 제출한 자료를 볼 때 규정상 자율주행차량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국은 FSD란 명칭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틸리 창 SFCTA 이사는 로이터 통신에 “운전자는 FSD 시스템을 작동한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FSD란 명칭은 소비자들에게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혼동을 줄 수 있다”라면서 “DMV, 연방거래위원회(FTC),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분석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사고로 사망한 테슬라 운전자가 생전에 회사의 자율주행 기능을 칭찬하면서 운전 중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있는 동영상이 공유돼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DMV는 테슬라가 FSD를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허위 광고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전 차량에 오토파일럿이라는주행 보조 시스템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다만,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FSD를 이용하려면 추가로 1만달러(약 1174만원)를 더 부담해야 한다. FSD에는 △차선 변경 보조 △정지신호 앞 감속 △자동 자회전 및 우회전 등 기능이 포함됐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고객과 직원 2000여명에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FSD를 시험해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이에 테슬라 측은 베타 버전 시험 당시 어떠한 사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안전성을 지적하는 규제 당국을 의식한 듯 추가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24일 배포되는 FSD 최신 버전은 이용자들의 최근 일주일 운행 데이터를 분석한 뒤 사용 가능 여부를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FSD 베타 시스템은 때때로 너무 좋아 보여서 경계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항상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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