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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이야기]홍콩컵·재팬컵, '위드코로나' 시대 말산업 돌파구

이진철 기자I 2020.12.19 08:36:25

올해 '홍콩컵','재팬컵' 국제 경주 온택트로 열려
명승부에 전세계 이목 집중…매출·흥행 성공 '눈길'

2020홍콩컵 현장. 출처 홍콩쟈키클럽 홈페이지. 한국마사회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경마는 홍콩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중 하나다. 인구 1인당 경마 매출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다.

올해 7월까지 진행된 홍콩 경마 2019~2020시즌은 ‘바람 잘 날 없는’ 기간이었다. 거리시위로 인해 지난해 홍콩컵 관객이 3분의 2로 제한됐고,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폐쇄·격리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무관중 경마는 현재 2020~2021시즌까지 계속되고 있다.

4개국 참여한 ‘홍콩컵’, 경마 위해 ‘특별 프로토콜’

1988년 시작된 홍콩 국제경주는 매년 12월 둘째 일요일, 샤틴 경마장에서 개최된다. 론진 홍콩컵(GⅠ, 2,000m, 총 상금 약 40억원)을 비롯해 4개 경주가 시행된다. 이 경주는 영국의 로열 애스콧, 프랑스의 개선문상, 호주의 멜번컵, 미국의 브리더스컵,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두바이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최고수준의 국제대회로 손꼽힌다.

전통과 명성에 기반해 홍콩 정부는 올해 홍콩컵의 개최를 위해 특별 프로토콜(규칙)에 동의했다. 이에 일본과 아일랜드, 프랑스에서 경주마를 비롯한 조교사 등 경주마 관계자들이 홍콩컵에 참가했다.

각국 경마팬의 눈이 홍콩을 향해있던 12월13일 홍콩컵은 일본의 ‘놈코어’가 가져갔다. 올해 삿포로 기념(GⅡ)경주 우승, 빅토리아 마일(GⅠ) 입상의 좋은 성적을 거뒀던 ‘놈코어’는 이번 경주 줄곧 하위권에서 경주를 전개하며, 8마리 중 6위로 4코너에 진입했다.

그러나 결승전 400m 앞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하며 짜릿한 추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홍콩컵 우승마이자 올해 역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던 일본의 ’윈브라이트‘는 2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놈코어’는 2010년 ‘스노우페어리‘ 이후 최초 홍콩컵 영광을 가져간 암말이자, 홍콩컵을 재패한 7번째 일본 경주마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일본 경주마는 홍콩컵을 비롯한 3개 홍콩국제경주에 총 6마리가 출전했고, 이 중 ’놈코어‘가 홍콩컵, ’다논스매쉬‘가 홍콩스프린트 트로피를 각각 들어올렸다.

새 역사 쓴 재팬컵, 2000년 이후 ‘최고매출’ 달성

일본도 무관중으로 1년여 간 경마를 지속해왔다. 지난 10월10일부터 한정적 고객 입장을 진행, 국제 경주 ‘재팬컵’은 제한된 관중으로 실시했다. 11월29일 도쿄 경마장에서 열리는 재팬컵(GⅠ, 2,400m, 총 상금 약 65억원)은 1981년부터 시작돼 3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매년 세계 일류 경주마와 조교사, 기수들이 참가하는 글로벌 경마 축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재팬컵은 자국 경주마 중심으로 라인업이 꾸려졌다. 그러나 경주 전부터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각 암·수 삼관마에 등극한 ‘다링택트’(암)와 ‘콘트레일’(수)의 맞대결, ‘최강마’, ‘아몬드아이’의 은퇴경주로 주목받았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가 예측되며 전국 각지의 경마팬들은 앞다퉈 TV·모바일을 통해 경마를 즐겼다. 그 결과 273억엔(한화 약 289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일본중앙경마회(JRA) 최고매출이자 지난해 재팬컵 대비 47.8%증가한 수치이며, 2000년 이후 재팬컵 매출 최고액이다.

홍콩·일본, ‘위드코로나’ 시대 말산업 위기돌파

홍콩과 일본과 달리 한국 경마산업은 침묵에 빠졌다. 한국은 지난 2월23일 경주를 중단한 후 6월부터 ‘무고객 경마’를 시행하는 등 파행적으로 경마를 진행하고 있다. 국제경주를 비롯한 대상경주도 중단됐다.

한국의 ‘무고객 경마’는 홍콩과 일본의 ‘무관중 경마’와는 다른 개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면 발매가 불가해 한국마사회의 보유자원만 소진하는 고육지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파행적 운영은 말 생산농가를 비롯한 말산업 전반의 위기로 파급되고 있다.

반면 홍콩과 일본의 ‘무관중 경마’는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와 같은 오프라인 발매는 중단하되, 경마팬들은 전화·인터넷을 통해 경마를 즐길 수 있다. 홍콩과 일본은 ‘무관중 경마’를 통해 꾸준히 경마를 진행하며, 자국 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해당 매출의 일부를 세금으로 납부해 국가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제경주와 같은 빅 이벤트를 연속적으로 시행하며 전국민이 즐기는 레저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마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경주인 코리아컵·스프린트는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 경주를 취소했지만 이웃나라 일본과 홍콩은 지난 11월29일과 12월13일 무사히 재팬컵과 홍콩컵을 시행했다”면서 “위드코로나 시대 경마산업의 힌트를 찾아볼 만 하다”고 말했다.

2020 재팬컵 현장. 출처 JRA홈페이지. 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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