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개선주 찾아라"..반도체 말고 뭐 살까

최정희 기자I 2020.11.25 00:10:00

외국인, 반도체·2차전지주 외에도 경기민감주 담았다
수출 개선되거나 이익 좋아지는 종목 중심 순환매
내년 이익 개선 네이버·카카오 등 언택트도 산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국인이 이달 들어 7조원 넘는 역대급 매수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호재가 수출 개선 등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등 반도체, 2차 전지주를 대거 사들였다. 다만 이들 종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앞으로의 매수세는 여타 경기민감주 등 수출이 개선되거나 내년 이익이 턴어라운드하는 업종이나 종목 등으로 뻗어 나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자동차, 철강, 기계, 화학, 화장품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출 턴어라운드 업종 어디?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7조1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 속도로 유지된다면 역대 최대치(2013년 9월, 7조6400억원)를 경신할 전망이다.

외국인은 경기 회복 기대에 우리나라 수출 대표주 등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세계 교역이 증가할 경우 수출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큰 종목들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수출 턴어라운드에 가장 먼저 성공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를 3조4200억원 가량 사들였고, LG화학, 삼성SDI(006400) 등 2차 전지주도 1조8000억원 가량 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40~50%에 달해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이밖에 외국인들은 아모레퍼시픽(090430)(2100억원), 삼성전기(009150)(1400억원), 현대모비스(012330)(1400억원), 삼성물산(028260)(1100억원), S-Oil(1100억원), 두산중공업(1100억원) 등을 매수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출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일평균 수출이 올 들어 처음으로 5.6% 증가, 플러스로 전환됐는데 반도체가 20.9%, 2차전지가 17.0%, 자동차가 15.9%, 가전이 25.7%, 디스플레이가 15.2%, 철강이 2.1%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더라도 반도체(21.9%), 자동차(11.9%), 무선통신기기(36.2%)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세도 커졌다. 삼성전자(67만7000원), LG화학(79만9000원), 삼성SDI(55만2000원)는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는 이달에만 23% 넘게 올랐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은 22.5%, S-Oil은 30.8%나 올랐다. 화장품은 지난달 수출이 16.3% 증가했고 석유화학은 수출 감소폭이 두자릿수에서 6% 감소로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업종을 보면 자체 경쟁력이 부각되거나 펀더멘털 개선과 관련된 특징이 나타난다”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와 자동차 및 부품 같은 소비재, 철강, 화학, 기계 등 경기민감 업종이 전보다 수출이 잘되고 있어 관련 업종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이익 증가하는 언택트 안 버렸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달 들어 막 시작된 만큼 수출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즉, 내년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034220)에는 이달에만 430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가가 10% 올라 코스피(15.5%)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호텔신라(008770)도 650억원 가량 매입, 12.5% 주가가 올랐다. 호텔신라 역시 올해 적자에서 내년 흑자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외국인들이 이익 개선주를 찾는다는 측면에선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등 코로나19 언택트주도 버리긴 아까운 종목들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는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각각 1조4000억원, 7400억원으로 각각 22%, 6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카카오를 이달 들어 2600억원 어치 사들였다. 네이버는 지난주까지 920억원 팔았으나 이번 주 들어선 600억원 가량 매수세로 전환됐다.

김대준 연구원은 “지수가 급하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점차 누적되고 있지만 업종 측면에선 펀더멘털 개선 신호를 찾을 수 있다면 주식 매수로 대응해도 나쁘지 않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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