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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4대은행 2천억씩 부담?…시뮬레이션 돌려 보니

정병묵 기자I 2023.12.08 06:00:15

은행·정책금융기관 23곳 상생금융 경비분담률 0.3~12% 거론
상생금융 총 규모 2조원 가정시 국민은행 2483억원 부담
자산·예금·총수익·경비·당기순이익 종합해 분담률 정할듯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규모도 주요 기준 중 하나로 거론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정병묵 김국배 기자]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 중인 은행권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은행별 분담 규모를 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막바지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하나는 각 은행들이 은행연합회에 내는 경비분담률을 기준으로 20개 은행이 배분하는 방안으로, 이에 대해선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안은 각 은행별 소상공인 대출액과 이자이익, 당기순이익 등을 합산해 이를 비율대로 나누는 방안 등이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7일 이데일리가 은행들의 경비분담률을 기준으로 상생금융을 분석한 결과, 총액이 2조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시중 4대은행들은 각각 2000억원대를, 중간 규모 은행들은 400억~700억원대를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담률 0.3~12%…4대은행 각 2000억원대 부담?

상생금융 TF를 구성한 전국은행연합회와 20개 은행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날 상생금융안 도출을 위한 2차 논의를 진행했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 23곳의 상생금융 경비분담률 산출자료에 따르면 기관 규모 등에 따라 최대 12%에서 최저 0.3%까지 분담률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은행권 상생금융 지원 규모를 두고 “횡재세 수준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은행권은 어느덧 ‘2조원’을 상생금융 지원 규모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야당은 금융회사가 직전 5년 평균 대비 120%를 초과하는 이자수익을 냈을 경우 초과이익의 40%를 넘지않는 범위 내에서 부담금을 징수하는 ‘횡재세법(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을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은행권이 올해 실적에 바탕해 부담할 세금은 약 1조9000억원이 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경비분담률을 보면 가장 규모가 큰 4대 시중은행은 11~12% 수준이다. 상생금융 전체 지원 규모를 2조원으로 가정할 시 국민은행은 분담금을 2483억원가량 내게 된다. 이어 하나은행 2354억원, 신한은행 2272억원, 우리은행 2229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농협은행(1995억원), 기업은행(1889억원), 산업은행(1454억원)이 1000억원대 이상 분담금을 낼 것으로 보인다.

또 SC제일·부산·대구·한국씨티·경남은행 등이 500억~700억원대를, 수협·한국수출입·광주·전북은행과 카카오·토스·케이뱅크, 한국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이 100억~400억원대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의 분담금 비율은 △자산(30%) △예금+금전신탁(25%) △총수익(10%) △경비(15%) △당기순이익(20%)을 종합해 산출한 것이다. 위 항목의 점유비에 각각의 가중치를 곱해 구한 값을 합산, 이를 구성비율로 했다.

또 자산 규모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분류해 기본 분담률에 차등을 뒀다. 1그룹은 자산 200조원 이상으로 기본 분담률이 4%이며 △2그룹(자산 100조원 이상~200조원 미만, 3%) △3그룹(자산 30조원 이상~100조원 미만, 2%) △4그룹(자산 10조원 이상~30조원 미만 및 상업금융업무 미수행 은행, 0.5%) △5그룹(자산 10조원 미만, 0.35%) 등으로 나눴다.

소상공인 대출 규모도 하나로 거론

자산은 빠지고 수익, 순이익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은행별 상생금융 분담 규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대출 규모 등을 포함한 여러 기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 금융이 취약 차주의 고금리 부담 완화에 초점을 둔 만큼, 이들에게 더 많은 대출을 내준 은행이 사회적 책임도 더 크게 져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 11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318조36억원으로 전월보다 8074억원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조6052원 증가한 상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89조1429억원(28%)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65조9101억원(20.7%)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59조3599억원(18.7%), 우리은행은 51조8026억원(16.3%), 농협은행은 51조7881억원(16.3%)였다.

5대 은행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 총액은 약 31조원에 육박한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7조3319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6조2563억원, 하나은행 5조9648억원, NH농협은행 5조7666억원, 우리은행 5조6170억원 순이다. 당기순이익은 KB국민은행이 2조8554억원(21.2%), 하나은행(2조7664억원·20.5%), 신한은행(2조5991억원·19.3%), 우리은행(2조2898억원·17%), NH농협은행(1조6052억원·11.9%) 순이었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산은행(3930억원·2.9%), 대구은행(3479억원·2.6%), 경남은행(2317억원·1.7%), 광주은행(2151억원·1.6%), 전북은행(1596억원·1.2%) 순이다. 10개 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3조463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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