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만은 피하자"… IPO 기업들 일정짜기 고민

권효중 기자I 2021.03.03 01:20:00

4일 SK바이오사이언스 수요예측 시작…첫 '대어'
3월에만 총 10곳 청약…전년 동기比 5배 늘어
"시장 관심 분산 우려"… 대어 피하자 움직임도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올해 첫 바이오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을 진행하면서 같은 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분주한 모양새다. 코로나19로 다소 부진했던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무려 5배에 달하는 10곳의 기업 청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가장 효율적인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눈에 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 오는 4일 수요예측 돌입

지난달 23일 제출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4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친 뒤 9~10일 양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이어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시한 공모 희망 밴드는 4만9000~6만50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 규모만 1조1246억~1조4918억원 에 달해 올해 첫 ‘대어’로 꼽힌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7845억~4조9725억원으로, 최대 5조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과 대상포진 등 기존 백신뿐만이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이익률이 높은 위탁생산이라는 사업구조가 장점으로 꼽힌다. 더불어 백신이라는 모멘텀도 갖춘만큼 시장의 관심 역시 높다. 공모주 청약제도에 균등배정 방식이 도입된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한주라도 더 받기 위해 가족별로 주간증권사 계좌를 만드는 등 투자자들도 분주하게 청약을 준비 중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백신뿐만이 아니라 위탁생산을 통한 제조·생산 경쟁력도 부각될 것”이라며 “합성 항원 방식의 플랫폼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 역시 갖췄다”고 평가했다.

3월에만 총 10곳 청약 나서… ‘대어 피하자’ 심리도

이와 같은 ‘대어’의 등장으로 올해 3월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한층 달아올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중에만 총 10곳의 기업(스팩 제외)이 상장을 위한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업종 역시 △제약·바이오(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네오이뮨텍) △항공우주(제노코) △로봇 및 산업용 부품(해성티피씨) 등 다양하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2곳의 기업만이 청약을 실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5배나 늘어난 것이다.

다만 일정을 들여다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시기에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9~10일로 예정된 청약 일정 역시 오는 8~9일 청약을 실시하는 바이오다인과 하루가 겹칠 뿐이다. 이처럼 같은 달에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진행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한 것은 ‘대어와 겹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326030)의 상장 당시를 살펴봐도 비슷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6월 18~19일 수요예측, 23~24일 공모 청약을 거쳤다. SK바이오팜은 상장 당시 기관 1076곳이 참여, 경쟁률 835.66대 1로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4만8000원)에 결정했다. 이어진 공모 청약에서는 증거금만 약 31조원을 끌어모았다. 이 당시에도 SK바이오팜과 수요예측 일정이 하루 겹친 곳은 위더스제약(330350) 한 곳에 불과다. 청약의 경우 한 군데도 동시에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위더스제약은 당시 높은 IPO 관심 덕에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1033.41대 1을 기록하는 등 순조롭게 일정을 마쳤다.

이처럼 ‘대어를 피하자’는 심리는 중소형주들에게는 필요한 전략처럼 여기지기도 한다. 공모 규모 100억~300억원 수준으로 이달 중 상장을 준비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조정을 거쳤다”며 “아무래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기업과 같이 일정을 진행하기보다는 분산된 때에 제대로 기업 가치 등을 평가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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