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증시]여전한 과금유도에도…리니지2M 흥행 쾌조

김무연 기자I 2019.11.30 08:30:00

전직에도 가챠 요소 집어넣는 과도한 과금으로 비판
소과금 유저들 진입장벽 높아… 최근 주가도 하락세
흥행은 성공적… 매출 확인되면 주가도 반등할 것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있다”

리니지2M의 전직 시스템을 두고 게임 유저들의 조소 섞인 비판이 인터넷 게시판들을 점령하고 있다. 리니지2M은 오픈 전부터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수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문제는 엔씨소프트(036570)가 전직(轉職)에 가챠(Gacha·뽑기) 요소를 도입한 것. 결국 유저들은 원하는 좋은 직업을 얻으려면 천문학적 확률에 기대를 걸며 끊임없이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말 그대로 얼마나 돈을 쓰느냐에 따라 내 캐릭터의 직업이 결정되는 셈이다.

리니지의 P2W(Pay-to-Win) 시스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P2W란 돈을 낸 사람이 이긴단 뜻으로, 현금성 아이템을 결제해야만 캐릭터가 강해질 수 있도록 설정한 게임 과금 체계를 말한다. 직업 가챠 또한 P2W의 일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유저들의 비판이 유독 강한 것은 최근 사회적으로 주요 의제가 된 일명 ‘수저론’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유저들은 리니지2M이 부유해야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현실을 풍자했다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이러한 논란 때문에 리니지2M의 초반 흥행 돌풍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56만1000원을 찍었던 회사 주가는 29일 49만3000원까지 12%(6만8000원) 빠졌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 출시를 전후해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했고 과금 체계에 따른 진입장벽으로 소과금 유저들의 게임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맞물리면서 주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과금 측면 뿐 아니라 기술 최적화 부분에서도 불만이 대두되고 있다. 리니지2M은 모바일게임 최초로 게임 캐릭터들이 실제 부딪치는 듯 한 ‘물리적인 충돌’도 구현됐고 로딩 없는 심리스 오픈월드(Seamless One Channel Open World)를 구현해 게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도 최대한 배제했다. 그러나 리니지2M을 플레이하는 기기의 발열 현상이 매우 심한데다 배터리 소모마저 지나치게 빠르다는 유저들의 지적이 나오면서 최적화에 실패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중이다.

그러나 각종 비판에도 불구하고 리니지2M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리니지2M은 사상 최대 사전 예약자 수(738만명)를 기록했고 출시 직후 애플과 구글의 양대 마켓에서 게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안드로이드OS에 특화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출시 9시간 30분 만에 매출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올 4분기 리니지2M의 일매출을 30억~4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 연구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과금을 유도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과금 유저가 아니더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많고 다양한 클래스 별 직업군으로 유저들의 선택 폭을 넓힌 덕분에 중장기적인 매출 지속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도 결과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리니지2M 출시를 전후해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2017년 리니지M 출시 전후에도 주가는 조정 받았다”며 “올해에도 이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예상하며, 아직 매출이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방향성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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