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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계절 가을, 몸짓에 취한다

이정현 기자I 2018.10.16 06:00:00

가을 맞아 대형 발레 공연 봇물
발레리나 꿈꾼 女스파이 ‘마타하리’
자타공인 세계최고 발레리나 내한 ‘라 바야데르’
스타 발레리노 김기민 ‘돈키호테’

국립발레단 ‘마타하리’ 콘셉트 사진(사진=국립발레단)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가을은 발레의 계절이다. 여름내 웅크리고 있다 가을을 맞아 새 작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강수진 발레리나가 이끄는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와 세계적인 발레리나를 내세운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그리고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함께 금의환향한 김기민 발레리노의 ‘돈키호테’다. 비인기 예술이라는 편견을 딛고 스타를 앞세워 발레의 대중화를 노린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스파이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는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독일을 오간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의 이야기가 소재다. 동화나 환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화가 배경이다. 이색적인 춤으로 유럽 사교계를 흔들었던 마타하리의 삶을 발레에 녹인다. 이전에는 스파이로 살았던 기구한 삶이 주목받았다면 이번에는 발레리나를 꿈꾸며 자유를 갈망한 여인을 부각한다. 지난 2017년에 마타하리가 친구에게 보낸 손편지 등을 통해 무용수가 되고 싶어했다는 내용이 알려진 것을 참조했다. 남성중심의 시대적인 흐름 속에 주체적인 여성이 되고 싶어한 마타하리의 갈망과 사랑, 증오, 꿈과 열정이 담긴다. 이탈리아 출신의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가 안무를 맡았다.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김지영과 박슬기 신승원이 마타하리의 삶을 춤으로 표현한다. 오는 31일부터 11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13년 만에 한국에서 공연하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사진=유니버설발레단)
△13년 만에 한국무대 서는 자하로바

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볼쇼이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가 한국에 온다. ‘세기의 발레여신’ ‘안나 파블로바의 재림’이라 불렸던 그가 유니버설발레단과 손잡고 ‘라 바야데르’ 무대에 오른다. 그의 공연은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13년 만이다. 자하로바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자타공인 ‘넘버원’ 발레리나다. 173cm의 큰 키와 긴 팔다리 그리고 유연성과 기술적인 움직임으로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형미와 기술을 중시하는 고전 발레에서 진가가 돋보이는 만큼 한국에서 공연하는 ‘라 바야데르’에서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상대는 2017년에 ‘브누아 드 라 랑스’를 받은 볼쇼이발레단의 데니스 로드킨이다. 두 사람은 ‘백조의 호수’부터 시작해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자하로바가 무대에 오르는 ‘라 바야데르’는 내달 1일과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공연한다.

△금의환향 김기민의 ‘돈키호테’

2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린스키 발레단이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발레리노 김기민을 내세워 내한한다. 내달 15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돈키호테’다. 김기민은 2012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후 2015년에 수석무용수로 승급했으며 이제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전 세계 발레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그는 이번 ‘돈키호테’ 공연에서 바질 역으로 출연해 고국의 발레 애호가 앞에서 기량을 자랑한다. ‘돈키호테’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공주를 구하려는 늙은 기사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를 다루는 본래의 이야기와 달리 발레에서는 선술집의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결혼 해프닝을 다룬다. 돈키호테는 둘을 이어주는 감초로 출연한다. 발레에서 몇 안 되는 희극으로 경쾌하고 화려한 내용이 돋보인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다.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발레리노 김기민(사진=서울 콘서트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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