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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치 보일 것" vs "패기로 맞설 것"…SSG·키움 한국시리즈 출사표

이지은 기자I 2022.10.31 16:27:33

31일 '이태원 참사' 애도 분위기 속 KS 미디어데이 열려
이정후 "우리 선수단 젊어" …최정 "큰 경기 많이 해봐"
1차전 선발 김광현 vs 안우진…사령탑 자존심 대결 팽팽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맞붙는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각각 ‘경험’과 ‘패기’를 앞세운 출사표를 던졌다.
3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왼쪽부터), 외야수 이정후, 홍원기 감독,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 내야수 최정, 외야수 한유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인천 문학종합경기장 그랜드 오스티엄 CMCC홀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KS에 직행한 SSG는 김원형 감독과 최정, 한유섬이 참석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업셋’ 진출에 성공한 키움은 홍원기 감독과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가 자리했다.

KS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미디어데이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29일 용산구 이태원에서 3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감독들과 선수들은 모두 가슴팍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 가벼운 농담과 유쾌한 도발이 오가던 여느 미디어데이와는 달리, KS를 향하는 담담한 소회와 진지한 각오만 등장했다.

처음 마이크를 잡은 김 감독은 “출사표를 밝히기 이전에 이번 이태원 사고로 인한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홍 감독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졌다”며 “야구인으로서 가장 큰 축제를 앞뒀으나 한 가정의 아빠로서 많은 아픔을 공감하고 있다.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KS를 앞둔 양 팀의 색깔은 명확하다. SSG는 지난해 팀명을 바꾼 후 올해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으나, 전신인 SK 시절을 포함하면 이미 4차례나 트로피를 든 경험이 있다. 4년 전 마지막 우승을 합작했던 멤버들이 여전히 투타 중심 전력을 구성하고 있다. 반면 올해 선수단 평균 연차 6.7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키움은 유일하게 KS 우승 경력이 없는 팀이기도 하다.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최연소팀의 패기를 앞세워 ‘언더독’의 반란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키움의 가을을 이끌고 있는 이정후는 “SSG는 1년 동안 1위를 한 번도 안 놓친 팀이고, 우리는 도전하는 입장”이라며 “우리는 선수단 구성이 젊어서 패기 있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 SSG 선배님들이 우승을 비롯해 경험이 많은 만큼, 우리가 패기로 맞서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SSG의 주장 한유섬은 “키움을 만나면 쉽게 끝나는 경기가 없었다”면서도 “이정후가 키움의 연령층이 젊다고 말했는데, ‘짬’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응수했다. SSG의 간판 타자 최정도 “둘 다 장점이 많은 팀이지만 우리는 큰 경기를 해본 선수들이 많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3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과 SSG 김원형 감독이 차례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차전에서 격돌하는 선발 투수 매치업에서도 팀컬러는 드러난다. SSG는 베테랑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키움은 신예 우완 에이스 안우진을 내세웠다. 프로 12년 차의 김광현은 그간 한국 대표팀 영광의 순간을 함께한 것은 물론 2020~2021년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경했다. 역대 KS 기록도 10경기 3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8을 자랑한다. 반면 2018년 데뷔한 안우진은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냈고,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2.11)·탈삼진 1위(224개)·다승 2위(15승) 등 ‘커리어 하이’를 썼다. 올가을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팀에 승리를 안겼다. KS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1선발을 둘러싼 양 팀 사령탑의 자존심 싸움도 팽팽했다. 김 감독은 “당연히 1차전은 김광현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험도 많고,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이기 때문”이라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을 때부터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안우진의 피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올 시즌 보여준 퍼포먼스와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안우진은 우리의 심장과 같은 존재고, 마운드에서 승리를 가져다줄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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