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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한 M&A였다지만…내년 매출 500억원 `거뜬`"

김재은 기자I 2020.12.03 05:30:00

이수철 레드로버 이사회 의장
오는 21일이전 거래소서 상장유지 및 거래재개 여부 결정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콘텐츠기업…저력있는 회사로 키우겠다"

△이수철 레드로버 의장(사진=회사 제공)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한계기업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레드로버의 정상화 과정을 보면 다들 이상하다고 하는데요. 다소 이상한 M&A여서 문화콘텐츠기업 레드로버의 기업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힘들었지만, 내년 매출 500억원은 거뜬히 달성할 수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 ‘넛잡’ 제작사로 유명한 레드로버(060300)의 이수철 이사회 의장(사진)은 지난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는 4일은 레드로버가 한국거래소로부터 부여받은 1년간의 경영개선기간이 끝나는 날이다. 레드로버는 지난달 30일 거래소에 경영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오는 21일 이전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레드로버의 상장유지 및 거래재개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레드로버는 1년 5개월 전인 지난해 7월 11일 거래정지됐다.

통상 한계기업을 인수할 때는 감자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대주주의 지배력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레드로버는 50억원과 56억원 2차례의 유상증자, 그리고 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주식전환을 진행한 이후에서야 3대 1 감자를 단행했다.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의장은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콘텐츠기업인 레드로버가 기업회생절차를 밟는다거나 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전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에 그치고, 감자시 대다수 소액주주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소 이상한 경영개선계획을 통해 지난해 자본잠식률 76%였던 레드로버는 자본잠식을 완전 탈피했다. 2017년 이후 3년간 이어졌던 영업적자도 올해는 소액이나마 턴어라운드(흑자전환)가 예상된다. 현재 레드로버의 자기자본은 225억원 수준이고, 시가총액은 488억원(현재 주가 1830원) 규모다. 부채비율은 76.1% 수준이다.

현 이수철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윈아시아파트너스가 레드로버 지분 13.89%를 가진 최대주주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지난 8월 이사회 의장으로 한 발 물러났다. 윤종혁 대표가 사업을 총괄하고, 이 의장은 레드로버의 리스크 관리 및 중국 사업 등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변호사 출신으로 중국 로펌에서 근무한 이수철 의장은 레드로버의 전전 최대주주의 M&A 자문을 맡으며 2017년 무렵 레드로버를 알게 됐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레드로버 인수에 직접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의장은 “지난 1년간 최선을 다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고, 3분기에 처음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관리종목 지정 사유(파산 신청, 자본잠식률 50%이상)도 모두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레드로버는 지난 7월 인수한 웹툰 자회사 엠스토리허브(지분 51%·매출 140억원)와 진시황 병마용전 등 전시문화사업(100억원) 등을 통해 내년 매출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6월부터 10월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진시황 병마용 특별전’을 개최하고, 이후 성남 등 주요 도시 투어를 통해 총 6개월 이상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프랑스 국립 자연사 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은 세종문화회관 공동주최로 북서울 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에서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된다.

이를 통해 50억원이상 매출을 내고, 전시문화팀 용역 수주를 통해 60억~7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비대면 전시행사를 통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외에도 영화 ‘미션파서블’ 개봉, 영화 ‘정보원’ 및 애니메이션 ‘메가레이서’ 제작 매출 및 ‘넛잡’ 티비시리즈 등을 통해 120억~1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수철 의장은 “변호사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것은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미국 헐리우드 외에 아시아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스토리 중심의 문화콘텐츠를 일구려면 갈등이 있어야 하는데, 한·중·일 중 일본은 특별한 갈등 구조가 없고, 중국은 통제된 사회인 만큼 한국이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드로버는 한국을 문화콘텐츠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회사”라며 “시장 변화에 부합하는 레드로버로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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