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저PBR 열풍에…차·금융주로 증가하는 '빚투'

김인경 기자I 2024.02.12 10:12:09

코스피 신용 잔고 9.6조…작년말보다 6000억 늘어
현대차 신용잔고 연말보다 68.1% 증가
KB금융 등 금융주 '빚투'도 100% 이상 급증
코스닥·2차전지 신용은 줄어…단기과열 우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에 다시 2620선을 넘어서자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마련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종목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차입 투자에 나서려는 투심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9조6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조165억원)보다 6639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저PBR 종목으로 분류되는 자동차·금융주 신용잔고가 일제히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7일 기준 현대차(005380)의 신용잔고는 1479억9900만원으로 지난해 말(880억4000만원)보다 68.1% 증가했다. 기아(000270)의 신용잔고 역시 같은 기간 490억6000만원에서 1055억6500만원으로 배로 뛰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KB금융(105560)의 신용잔고도 103억3800만에서서 245억9400만원으로 늘어났고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신용잔고도 101억9200만에서 243억6100만원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빚투 증가세의 중심에 섰던 2차전지 종목의 신용잔고는 전기차 업황 둔화 우려 등에 일제히 감소했다. 7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신용 잔고는 1530억7700만원으로 작년 말(1794억원)보다 14.7% 줄었다. POSCO홀딩스(005490)의 신용잔고는 5493억에서 5219억원으로 감소했고 LG화학(051910)의 신용잔고도 1868억에서 165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신용잔고는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며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코스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8조2924억원으로 지난해 말(8조5672억원)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종목별 신용융자잔고 추이[단위:억원, 출처:마켓포인트]
저PBR종목이 포진한 유가증권시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며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상대적으로 사그라진 점이 영향을 줬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테마 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는 가운데 최근 코스피 저PBR 종목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PBR주가 테마주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단기간에 과열된 측면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을 고려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