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으로 데뷔..김수 "요즘 매순간 벅차"

윤종성 기자I 2021.04.13 06:00:00

크리스틴 다에 役 배우 김수 인터뷰
"성악 전공, 유학 고민..배우 향한 꿈"
"관객 공감 불러일으키는 배우 될 것"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 3월 19일 샤롯데씨어터. 뮤지컬 ‘팬텀’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한 배우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관객들에게 90도로 인사한 신인 배우 김수를 향한 응원의 박수였다. 그의 첫 무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는 공연 후 기자에게 “역대 ‘크리스틴 다에’의 데뷔 무대 중에 최고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뮤지컬 ‘팬텀’ 여주인공 ‘크리스틴 다에’로 출연 중인 김수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수를 만났다. 지하철을 타고 인터뷰 장소를 찾아온 김수는 아직 배우보다는 학생에 더 가까워 보이는 풋풋한 모습이다. 첫 공연을 떠올리자 다시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김수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커튼콜 때 뛰어나오면서 울컥 했다”고 전했다. 첫 공연 점수를 묻자 “아주 주관적으로 1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한 김수는 “제가 잘했다는 건 절대 아니고, ‘이 정도면 됐다, 고생했다’는 의미에서 제 자신을 토닥토닥 해주고 싶어서”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수는 이번 시즌 ‘팬텀’에서 김소현, 임선혜, 이지혜 등 최정상급 뮤지컬배우 3명과 함께 크리스틴 다에 역에 캐스팅됐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성악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뮤지컬배우가 되기 위해 무작정 오디션을 보러다니던 김수에게는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우연히 학교에서 만난 카이에게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며 ‘자기 소개’를 한 일부터 카이가 진행한 ‘원더월 프로그램’에 멘티로 출연하고 ‘팬텀’ 오디션을 보기까지 간절함이 이뤄낸 기적이었다. 캐스팅에 참여한 김지원 EMK 부대표는 “여러 명의 후보를 놓고 고민했지만, 김수의 간절함에 끌렸다”고 전했다.

같은 역에 캐스팅된 세 명의 여배우는 김수에게 “꿈이자, 교과서”다. 그는 “연습을 할 때 노래, 연기, 동선 등 언니들이 하는 걸 하나하나 다 따라했다”며 “언니들이 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다”고 설명했다. 뮤지컬배우로서의 장점을 묻자 “너무 성악적이지 않은 목소리”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수는 광주 문정여고 2학년 때 시작한 성악이 오페라 아리아를 부를 때는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으나,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하는 뮤지컬에선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넘버(노래)로는 ‘비스트로’를 꼽았다. 특히 성악과 달리 뮤지컬은 “계단을 오르면서, 뛰어다니면서 노래를 불러 무척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요즘에는 집 근처 산책로에서 5㎞ 이상 달리기를 하는 등 틈틈이 체력 관리도 하고 있다. 상대역인 4명의 ‘팬텀’에 대해 묻자 “카이 선배는 ‘마에스트로’ 같고, 전동석 선배는 다정하고 로맨틱하다”면서 “박은태 선배는 정교하고 섬세하며, 규현 선배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소년 같은 팬텀”이라고 부연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하던 김수가 가장 오래 고민하고 내놓은 답변이었다.

인터뷰 말미, 김수는 꿈을 묻는 질문에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꿈을 이미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성악을 전공하고, 유튜브를 시작하고, 유학을 고민했던 것이 모두 뮤지컬을 하고 싶어서였다”며 “요즘 매 순간이 너무 벅차다”고 말했다. 공연 후 리뷰를 꼼꼼히 본다는 김수는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금 그와 함께 크리스틴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언니들’처럼 말이다. ‘팬텀’은 오는 6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6만~15만원.

뮤지컬 ‘팬텀’ 김수의 스토리 컨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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