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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느라 나만 처가 못 가”…강진에 일가족 10명 잃은 日 가장 오열

이로원 기자I 2024.01.10 05:51:49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아내와 네 자녀, 장인·장모 등 일가족 10명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일가족을 잃은 테라모토 나오유키(52)씨가 현지 언론과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유튜브 메자마시 8채널 캡처)
7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라모토 나오유키(52)씨는 지난 1일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이시카와현 아나미즈초에 있는 처가에서 아내와 3남 1녀 등 가족 4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테라모토 씨 가족은 매년 1월 1일 새해 인사를 위해 아내의 친정을 찾는데, 가족은 이날 지진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집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집 안에는 테라모토 씨의 장인·장모, 처남 부부와 이들의 초등학생 아들까지 총 10명이 있었으나 모두 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나자와시에서 일하는 테라모토 씨는 새해 첫날 근무 탓에 처가에 함께 방문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진 발생 직후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이후 인터넷 뉴스를 통해 아내의 친가가 무너져 내린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도로가 차단돼 5일에서야 현장에 도착했지만 집은 토사에 완전히 뒤덮인 채였다고 한다.

테라모토씨는 “1월1일이 되자마자 지진으로 모두를 잃었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고교 입시를 앞두고 있던 15살 막내딸을 언급하며 “얼마 전 함께 진로 상담도 받았다. 엄마처럼 보육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곳에 합격하면) 3월에 디즈니랜드를 가고 싶다고 했다”며 “졸업여행 겸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계획했었는데, 이제는 갈 수 없다니 슬프다”고 했다.

테라모토씨는 “아직은 말을 걸면 가족들이 돌아올 것 같다”며 현재 상황을 실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될 것 같다”며 “모두에게 고맙다고, 많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1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9일 오후 2시 기준으로 20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수는 그 전날과 같은 565명으로 집계됐다.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행방불명 된 주민 수는 102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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