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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갚는 기업 역대 최대…코로나에 올해 5곳중 1곳으로 확대 위험

원다연 기자I 2020.09.25 01:00:00

코로나 매출충격 최악땐 올해 한계기업 비중 21.4%
한계기업 대출 175.6조로 전년대비 60.1조 증가 추정

[이데일리 원다연 김호준 기자] 부산에서 신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4, 5월 대출 받은 은행에 이자도 갚지 못했다. A씨가 4개 은행에서 운영자금 등으로 빌린 돈이 28억원이다. 이자만 한달에 1800만원이다. 코로나19로 3월부터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직원 20명을 뒀던 A씨는 직원들을 절반 가량 내보내고 공장 설비도 일부 정리해 겨우 은행 이자를 내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지면 얼마나 더 버틸수 있을 지 밤잠이 오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올해 기업 5곳 중 1곳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한국은행의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충격을 감안할 경우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1.4%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미 한계기업은 3475개로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올해 코로나19 충격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한계기업이 급증할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의 올해 한계기업 추정치는 코로나19로 업종별 매출액이 평균 10.5%, 숙박음식이나 영업서비스 등의 취약업종은 평균 29.5%까지 매출액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는 17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115조5000억원)에 비해 60조1000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외부감사기업에 대한 대출에서 한계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22.9%로 가파르게 높아진다.

한계기업이 문을 닫을 확률도 높아졌다. 올 들어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은 4.1%로 지난해(3.2%)에 비해 0.9%포인트 상승했다. 더욱이 이자상환을 유예해주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에 힘입어 겨우 버티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실제 신용위험은 이보다 클 가능성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지원 정책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일부 이연되고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재무지표를 기초로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할 때 실제보다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말했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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