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해고 대신 고용유지·정규직화…코로나에도 '좋은일자리' 지켰다

김소연 기자I 2020.11.30 05:10:00

2020 좋은일자리대상 이렇게 심사했습니다
박영범 심사위원장 등 4인이 꼼꼼히 심사 진행
공적서 심사 후 실무 책임자 대상 비대면 질의응답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영범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대상 심사위원장(한성대 교수)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2020 좋은 일자리 대상 심사’를 하고 있다. 이날 심사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 실무 책임자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조민정 인턴기자] “코로나19 위기에도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리해고 회피 등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기업·단체, 근로환경 및 사내 문화·복지 등 일자리의 질이 우수한 곳, 장애인·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을 배려한 기업·단체들이 올해 좋은 일자리 대상 수상 후보입니다.”

2020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대상 심사위원회는 올해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심사기준을 조정했다. 신규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단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곳에 대해 가중치를 뒀다.

올해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 대상 심사는 지난달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KG타워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영범 위원장(한성대 경제학과 교수·전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지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박동민 대한상공회의소 회원사업본부장, 김홍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 총 4명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진행했다.

지난해는 좋은일자리대상 공모에 참여한 기업 및 단체의 실무 책임자가 심사위원회장을 직접 방문해 성과를 설명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실무 책임자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지원 기업 및 단체들이 미리 제출한 공적서를 검토한 후 심사 당일 비대면으로 실무 책임자에게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실무 책임자들에게 해당 기업, 기관, 단체, 학교의 일자리 창출 및 유지 노력, 근무환경과 고용 수준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고, 실무 책임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기 위한 노력을 성실히 설명했다.

심사위원들은 치열한 격론 끝에 종합대상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상 1곳·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 1곳·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상 1곳·고용노동부 장관상 2곳·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1곳·여성가족부 장관상 1곳·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1곳·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상 1곳 총 9개 기업 및 기관을 선정했다.

고용창출 및 유지·취약계층 채용 우등생 ‘맥도날드’

심사위원들은 종합대상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에 한국맥도날드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한국맥도날드가 양적 측면에서 많은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인·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 채용에 앞장 서 고용문화를 개선한 점을 높게 샀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에는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가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700여명이 재학 중인 서울여상은 금융·통상·e비즈니스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다.

서울여상은 전문성을 가진 고졸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학과별로 증권투자상담사, 국제무역사 1급, 원산지 실무사, 금융 NCS1종, 재경관리사 등 자격증 로드맵을 제시, 1인당 6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돕고 있다. 사회 요구를 반영한 인재를 배출해 취업률 역시 높다. 최근 6년간 평균 취업률은 94.9%에 달한다.

박진숙 서울여상 교장은 화상 연결을 통해 “취업률이 높은 학교다. 졸업할 때까지만 취업시키는 것이 아니라 졸업하고 나서도 졸업생 대상으로 취업정보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올해 2월에 졸업한 학생 중에서 4명을 제외하고 취업을 희망한 학생은 모두 취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연 심사위원은 “서울여상 졸업생에 대한 기업의 평가는 어떠한가”를 물었다. 박 교장은 “매년 기업 인사담당 자문회의를 개최하는데, 인사 담당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서울여상 출신은 신뢰가 간다고 한다”며 “서울여상 학생들이 취업한 기업에서 취업 의뢰가 계속 온다는 것은 학교의 교육 시스템과 학생들의 노력을 기업들이 인정한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영범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대상 심사위원장(한성대 교수)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2020 좋은 일자리 대상 심사’를 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상을 받았다. 동서발전은 비정규직 근로자 42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완료 했다. 심사위는 특히 24회에 걸친 노·사·전 협의와 투명한 전환결정 기구 운영으로 무분규 정규직 전환을 달성한 점을 높게 샀다.

동서발전은 국정과제와 연계해 일자리 창출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은 일자리추진 조직을 공공기관 최초로 설치한데 이어 경영목표에 일자리 목표를 반영했다. 2030년까지 2만7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박찬혁 동서발전 일자리창출부 차장은 “공공기관 최초로 일자리목표를 회사 경영에 반영했고, 이는 CEO의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 목표 달성을 위해 매주 회의를 통해 관리하고 있고, 일자리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홍유 심사위원은 “동서발전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도 모범을 보이고, 일자리추진 조직을 만들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자리 창출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장애인 일자리창출…일생활 균형 사내문화 갖춰

고용노동부 장관상 2점은 카카오와 큐라티스가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카카오가 지속적인 고용 창출과 더불어 근로환경 개선에 노력해 우수한 사내 문화를 갖추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카카오는 입사 지원시 학력, 나이, 성별 등의 정보를 기입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카카오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링키지랩’도 설립해 장애인 고용 창출도 앞장서고 있다.

큐라티스는 결핵백신 및 면역증강제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결핵백신의 임상시험과 사업화를 진행하는 바이오벤처 회사다. 한상태 큐라티스 부장은 “내년이면 창업한 지 5년이 되는 회사인데, 내년까지 인원을 100명가까이 확대해 채용할 계획이다. 100% 정규직 채용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라티스 직원 10명 중 4명 이상은 청년이다. 젊은 조직으로 신입 석박사 연구원, 생산인력 채용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산업부장관상은 신한금융희망재단에 돌아갔다. 1996년 설립된 신한금융희망재단은 스타트업·금융 취약계층·취업취약계층·지역 사회 등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경력단절여성과 저신용자 재기지원도 돕고 있다. 특히 청년 취창업 플랫폼인 신한스퀘어브릿지를 운영하면서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직무교육, 청년 창업가를 위한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동민 심사위원은 “신한금융희망재단에서 많은 재원을 투자해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영범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대상 심사위원장(한성대 교수)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2020 좋은 일자리 대상 심사’를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장관상은 코웨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은 애자일소다가 받았다. 코웨이는 여성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으로 경력단절여성, 기혼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 코웨이가 운영하는 코디 조직 구성원은 약 1만3500명으로 이중 약 90%가 여성이다.

박현정 코웨이 차장은 “코웨이 본사 직원은 작년 말 기준 4988명으로, 이중 여성이 3179명이다. 기업 문화는 여성 친화적이고 승진에도 차별이 없다고 느끼기에 여성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다”며 “코디 역시 경력단절 이후 새롭게 직장에 적응하기 어려운 분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일을 할 수 있어 이 역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2015년 창립된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애자일소다는 매년 140% 이상의 매출증대와 더불어 180% 이상 고용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직원 모두 정규직으로, 직원 전체의 약 70%가 연구개발(R&D)에 종사하는 혁신기업이다. 수도권 외에도 부산·광주에 지사를 개설해 지역 인재 양성에도 노력 중이다.

전주시, 해고없는 도시 선언…코로나19 위기 ‘일자리 지키기’ 핵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상은 전주시청이 받았다. 전주시청은 지난 4월 ‘해고없는 도시 전주’를 선언하고 코로나19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 상생형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준형 전주시 주무관은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며 “IMF 외환위기 당시 일자리를 지키지 못해 많은 실업자가 나와 경기 침체가 왔다. 해고없는 도시 선언부터 시작하고 현재까지 전주시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시청과 상생협약을 추진한 기업은 현재 1187곳에 달한다. 전주시는 경영자금 지원, 고용유지지원, 지방세 유예 및 공공요금 감면 등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기업이 일자리를 지키도록 돕고 있다. 이 주무관은 “해고없는 도시 전주시와 상생협약하는 기업은 증가추세”라며 “기업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시민들도 이에 공감하고 동참해주고 있다”도 덧붙였다.

박영범 심사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전주시가 ‘해고없는 도시’ 선언을 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선도했다”며 “1000개가 넘는 기업이 동참한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실직한 근로자가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위기 상황”이라며 “현재와 같은 비상시기에 될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해고를 하지 않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비상

- 전국 교정 시설 코로나 누적 확진자 1238명…동부구치소 10명 추가 - “담배 피우고 싶어”…코로나 격리 군인, 3층서 탈출하다 추락 - 주 평균 확진자 632명, 거리두기 완화 기대 커졌지만…BTJ열방센터 등 '변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