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서양 음료·주류가 들어오면서 병따개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20년대 후반에서 1930년대 근대유흥문화가 발달하면서 맥주 소비가 증가했지만 그 수요량은 지금처럼 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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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한국인들이 맥주를 즐겼던 것은 소위 ‘호프’와 ‘치맥’문화가 확산 되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다.
맥주 수요가 늘면서 보급형 병따개 생산 역사도 1980년대가 돼서야 시작됐다. 이에 따라 병따개 모양도 조금씩 진화하고 변형됐다.
업계에 따르면 병따개 가격은 개당 100원대 후반에서 200원대다. 현재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000080) 양 주류회사가 각각 연간 250만여개씩 총 500만개 이상을 생산한다. 콜라·사이다 등 여타 음료업체의 병따개 생산은 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병따개 생산과 관련된 주류회사의 기록은 사실상 남아 있지 않다. 당시 맥주 회사 구매팀 직원이 바뀔 때마다 판촉물업체·병따개 생산업체 등 계약이 바뀌었고 회사에서도 큰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문을 통해 찾을 수 있는 병따개 관련 기록은 1997년 대구의 한 공장에 국내 유일의 와인오프너 생산업체가 있었다는 정도다.
원창희 오비맥주 해외사업부문 부장은 “신입사원 시절이던 2000년대 초, 부산에 위치한 직원 2명의 공장을 가봤던 게 마지막 기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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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역시 관련 역사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1998년부터 현재까지 대아정밀에서 제품을 납품받아 국산 병따개 제조의 명맥을 잇고 있다. 병따개를 전문적이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유일하고도 마지막으로 남은 이곳의 경영사정도 좋지는 않다. 중국산 저가공세에 가격으로 대응할 수 없는 처지기 때문이다. 김영곤 대아정밀 부장은 “중국산 병따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믿을 것은 품질밖에 없다”며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끊임없이 품질 향상에 몰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