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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래의 인더스트리]스마트폰의 완성 '카메라모듈'

강경래 기자I 2021.07.24 08:00:22
삼성전자 ‘갤럭시 S21’ 시리즈 (제공=삼성전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 미국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 광고를 보면 영상기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1억 800만 화소라던가 초광각, 망원 등 일반인이 들으면 다소 전문적일 수 있는 용어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3D(3차원)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내세우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최근 스마트폰에 있어 가장 핵심을 이루는 영상기능, 그리고 이를 구현해주는 카메라모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카메라모듈을 알아보기에 앞서 간단히 휴대폰 변천사를 언급해보겠습니다. ‘애니콜’ ‘걸리버’ 기억하시는지요? 1990년대 말 휴대폰이 처음 국내에 등장하면서 삼성전자는 ‘애니콜’, 현대전자는 ‘걸리버’라는 브랜드로 판매했는데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애니콜’은 언제 어디서든 통화가 된다는 의미, ‘걸리버’는 걸면 무조건 걸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시 휴대폰 화두는 통화품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통화품질이 기본적으로 보장되면서 휴대폰 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해 휴대폰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휴대폰 옆에 작은 카메라를 장착해서 촬영이 가능하게 하거나, 일부 아케이드 게임 기능을 넣기도 했죠. 인터넷 검색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카메라모듈 늘어나는 추세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획기적인 휴대폰이 등장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선보인 아이폰이 그것입니다. 아이폰으로 시작한 스마트폰은 그동안 버튼으로 입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터치로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죠. 버튼이 차지하는 영역이 없어지면서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게임 역시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었죠. 인터넷 검색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아가 스마트폰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나날이 진화하면서 현재 모바일 쇼핑도 모바일 뱅킹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애플 아이폰이 소프트웨어에서 강점을 보였다면, 삼성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하드웨어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앞세워 ‘갤럭시’ 시리즈를 단숨에 글로벌 1위 스마트폰 브랜드로 만들어냈죠. 삼성은 현재도 애플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10년 이상 진화하고 또 진화하던 스마트폰 역시 최근 차별화하는 데 한계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인터넷도 게임도 쇼핑도 뱅킹도 이제 고사양 스마트폰뿐 아니라 중저사양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근 들어 차별화로 강조하는 기능이 바로 ‘영상’입니다. 그리고 영상기능을 구현하는 부품이 바로 카메라모듈이죠.

스마트폰에 있어 카메라모듈은 초기에 한 개만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영상통화 기능이 추가되면서 스마트폰에 있어 메인이 되는 후면카메라에 이어, 디스플레이가 있는 앞부분에 영상통화를 위한 전면카메라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전면카메라는 최근 셀프사진을 찍는다는 의미로 ‘셀피카메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2개가 기본인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분야에 2019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애플이 2019년 출시한 ‘아이폰11’은 이전과 다른 형태였습니다. 스마트폰 뒷면에 이전보다 커진 카메라가 무려 3개나 달린 것이죠.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계속 작아지는 추세였는데요. 애플이 뜬금없이 커다랗기도 하고 겉으로 불쑥 튀어나온 카메라를 장착하면서 비아냥거리는 말들도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카메라 3개가 달린 모양이 마치 주방에 있는 ‘인덕션’ 같다고 해서 ‘인덕션 디자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11 후면에 달린 3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본 이들은 인덕션이라고 비아냥거릴 수 없었죠. 과거 니콘이나 캐논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모듈, 스마트폰 이어 자율주행차로 영토 확장

이들 3개 카메라는 가장 기본이 되는 광각카메라와 일반적으로 보는 시야보다 훨씬 더 넓은 영역을 촬영하는 초광각카메라, 그리고 멀리 있는 사물을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줌인 기능을 지원하는 망원카메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 3개 카메라를 각각 활용할 수도 있고, 또 동시에 사용하기도 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재미를 더해줬죠. 이렇게 되면 영상통화를 위한 전면카메라 1개에 후면카메라 3개를 더해 카메라가 총 4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삼성 역시 하드웨어적인 강점을 앞세워 아이폰보다 세련되게 카메라를 장착하면서 멀티카메라 경쟁은 한층 가열됩니다. 삼성은 여기에 3D와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영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뎁스비젼’ 카메라까지 더하게 되죠.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총 5개까지 늘어납니다.

이렇듯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삼성과 애플 등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카메라모듈 수를 대폭 늘린 모델들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카메라모듈 업체들이 수혜를 보기에 이르렀습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카메라모듈 업체들의 매출액이 ‘꿈의 1조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워로직스(047310)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파워로직스는 2019년 당시 매출액이 전년 7539억원보다 47% 늘어난 1조 1079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가 1조원 이상 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죠. 엠씨넥스(097520)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6970억원에서 1조 2677억원으로 82% 증가하며 매출액 1조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당시 파트론(091700)캠시스(050110) 역시 기록적인 실적을 냈는데요. 파워로직스와 엠씨넥스, 파트론, 캠시스 등은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삼성은 통상 ‘갤럭시S’ 등 플래그십(전략) 모델에는 계열사인 삼성전기 카메라모듈을, 그리고 ‘갤럭시A’ ‘갤럭시M’ 등 보급형 모델에는 파워로직스와 엠씨넥스 등 협력사의 카메라모듈을 장착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공식도 깨지고 플래그십 모델에 협력사 제품을 채용하는 사례도 이어집니다.

앞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유는 폴더블폰에 있습니다. 삼성 ‘갤럭시Z플립’을 비롯한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도 사진을 찍고, 폈을 때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가 추가로 1∼2개 더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에서 나아가 머지않아 상용화하게 될 자율주행차에도 카메라모듈은 기본적으로 탑재될 전망입니다. 카메라모듈 업체들의 실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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