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버스 괜히 탔네"…증시 고공행진에 배 아픈 `동학 개미`

최정희 기자I 2020.08.07 00:02:00

곱버스 30% 하락하는데..
내다판 레버리지는 30~40% 오르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또 올라? 언제 떨어지나.”

요즘 A씨는 증시가 개장할 때마다 한숨이다. A씨는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넘어섰던 6월 중순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샀다. 그런데 코스피 지수가 2100, 2200선을 우습게 넘더니 2300선을 넘어 연고점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A씨는 “증권사나 뉴스 등에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너무 올랐다는 소식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하락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 인버스를 매수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할수록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마음이 썩 좋지 않다. 이들 상당수는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찍은 5월 26일부터 이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 2배 ETF’를 1조700억원 가량 사들여 개인 순매수 1위에 올려놨다.


인버스 2배 ETF는 일명 ‘곱버스’라고 불리며 코스피2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두 배 따라가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만 7조원 가량을 매수했는데 7분의 1을 곱버스 ETF를 사는 데 투자한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계속 상승했던 터라 KODEX 200선물 인버스 2배 ETF는 이날 이후 29.5%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인버스 ETF’도 2200억원 가량 매수했는데 역시 -15.5%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일간 상승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내다 팔았다. 개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에 삼성전자(005930)(2조4700억원) 다음으로 ‘KODEX 레버리지 ETF(1조2200억원)’가 올라 있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3800억원 가량 내다팔았다. 이들 ETF 수익률은 33.8%, 45.6%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빠르게 급등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유동성 힘이 워낙 강한 탓에 섣불리 하락을 논하진 않는 분위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IT버블 당시와 비교해 아직 과매수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며 “코스닥은 과열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일부 있으나 이로 인해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하락 베팅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 인버스 투자자는 “유동성 장세라고 해도 주가는 언젠가 실물 경제와 괴리를 좁히지 않겠냐”며 “인버스 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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