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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로 꼽히는 매튜 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핵심이 기성세대의 통제와 시스템에 저항하는 새로운 세대의 순수함과 열정이라고 봤다. 몬태규 가문과 캐플릿 가문 사이의 갈등을 과감히 삭제하고, 정신병원을 연상시키는 ‘베로나 연구소’를 배경으로 설정했다. 규율과 통제로 가득한 이 곳에서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과 연대를 통해 청춘을 압박하는 획일적 시스템에 저항하는 내용으로 극을 풀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오는 25~28일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샤를 구노(Charles Gounod)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아름다운 음악으로 인해 ‘구노의 역작’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줄리엣의 아리아 ‘꿈 속에 살고 싶어’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중창 ‘고귀한 천사여’, ‘슬퍼하지 말아요, 가여운 여인이여’ 등이 유명하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20세기 중반 뉴욕을 모티브로 현대적으로 완전히 재해석해 무대에 올릴 계획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로미오 역에 테너 강요셉, 문세훈, 줄리엣 역에 소프라노 박소영, 김유미 등 젊은 성악가들을 대거 기용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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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셰익스피어의 문장들이 학생들의 일탈을 향한 욕망과 뒤섞여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두 번의 시즌 동안 4만 7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으로, 이번 시즌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이 등장해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구절들을 읊는 신작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박병성 더 뮤지컬 국장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대중적인 캐릭터인 데다 인간의 본질적인 고민을 담고 있어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셰익스피어 고전의 주옥같은 글귀들은 현대적으로 변용을 해도 여전히 커다란 정서적 울림을 준다”고 강조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과 플롯, 이야기의 전개가 치밀하고 우리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어 지금도 다양하게 변주된다”면서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부가가치 창출 공식에 있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에 기꺼이 문화 소비를 하는 사람들의 성향에도 잘 부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