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가 급식에 넣은 ‘수상한 액체’ 정체는?

장구슬 기자I 2020.12.04 00:03:00

유치원 교사 A씨, 지난달 급식에 정체불명 액체 넣어
A씨 ‘맹물’ 주장…“물은 아냐” 국과수 성분 분석 중
경찰, A씨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최근 서울 금천구의 한 40대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의 급식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경찰이 해당 액체의 성분을 파악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원의 정밀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문제의 액체는 교사 A씨의 주장과 달리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체에 해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1월11일 서울 금천구의 한 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은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지난 3일 KBS 보도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는 유치원 급식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뿌린 혐의로 입건된 유치원 교사 A씨의 교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쯤부터 두 시간에 걸쳐 A씨가 근무하던 교무실의 책상과 보관함, 집기류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으며, A씨의 범행과 관련된 증거물을 추가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에 따르면 경찰은 이후 피해 아동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피해자 조사를 하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 B씨는 KBS에 “경찰이 약통 속 액체를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며 “‘유의미한 결과’라는 것은 물이 아니라는 의미로 이해됐고 그 자리에 있던 학부모들이 매우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A씨는 “해당 액체는 그냥 맹물”이었다면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심적으로 힘들었다. 정신이 나갔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 상반된 분석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찰의 혐의 입증이 더욱 수월할 전망이다.

다만 경찰은 ‘유의미한 분석 결과’의 의미를 묻는 KBS 취재진에 “아직 국과수 분석 결과가 담긴 공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A씨가 급식에 넣은 액체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국과수 분석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은 1년 분량의 유치원 폐쇄회로(CC) TV 분석을 통해 A씨의 추가 범행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1일 점심, 근무 중인 유치원 6세 반 아이들 11명이 먹을 급식통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두 차례 짜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작은 플라스틱 약병에 액체를 미리 담아 자신의 앞치마에 넣어 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소환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A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받기를 거부해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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