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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비교서비스, 이용자 정말 많은데"…속끓이는 핀테크업계

최연두 기자I 2024.03.15 06:00:00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1월19일 서비스 출시
한달 이용자 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못지않아
실제 계약률은 저조…4대보험사, 비합리적 가격 책정
자동차보험, 샌드박스 형태 4개 보험 中 첫 시도

[이데일리 최연두 임유경 기자] 주요 핀테크 업체들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올 1월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이후 한 달간 서비스 이용자 수는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와 견줄 정도의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후에도 활발한 서비스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다만 국내 대형 손해보험업체들의 상품 가격이 자사 홈페이지보다 높게 책정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실질적인 이익을 올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네이버페이)
14일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국내 주요 핀테크 업체들이 지난 1월19일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한달 간 서비스 이용자는 12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이용자 수인 13만6000명 대비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소비자 편익 증대와 보험사 간 경쟁 촉진, 보험 판매채널 다양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자의 약 60%가 기존 계약 대비 30% 가량 저렴한 보험료를 추천 받았고, 중소형 손보사들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판매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형 손보사들은 기존 상품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2%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현대, KB, DB 등 4개 대형 손보사가 자사 홈페이지보다 3% 비싼 가격으로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수는 미미하다. 금융위 발표 자료에서 한달간 실제 보험계약 건수는 6100건에 그쳤다. 대환대출 실행건수 2만3598건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핀테크 업계는 계약 만기일이 도래한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한 자동차보험 특성이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형 손보사들이 의도적으로 핀테크를 통한 상품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해 이용자들이 서비스만 이용한 뒤 실제 가입은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로 구성되며, 사업비는 다시 판매비, 인건비, 일반관리비로 나뉜다”면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부담할 필요없는 판매비(광고마케팅비 포함)를 걷어내지 않은 채 가격을 산정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카카오페이)
이에 대해서는 업계 밖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동차보험 회사는 고객과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면서 “핀테크 플랫폼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올리는 것이 맞다. 홈페이지보다 플랫폼에서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플랫폼 기업은 임대료도 안 나가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은 별다른 중재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핀테크 업체들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중요한 것은 앞서 금융당국이 플랫폼상 비교 가능하도록 허용한 샌드박스 형태의 4개 상품군(자동차보험·일상단기보험·실손보험·저축성보험) 가운데 첫번째 시도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1~4위 대형 보험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개입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사진=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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