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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韓서 친환경 핵심으로 ‘PHEV’ 띄운다…틈새시장 ‘공략’ 성패는

이다원 기자I 2024.02.09 06:00:00

벤츠·BMW, 주요 모델 PHEV 출시 예고
GM “대체제 있다”…사실상 출시 공식화
하브-EV 중간 성격…수입차 ‘블루오션’
보조금 없고 충전 불편…“지원 있어야”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수입차 업계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중단 단계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앞세워 국내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틈새 시장을 노리는 동시에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략의 성패가 PHEV의 중간적 성격을 메울 수 있는 지원책에 달렸다는 의견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 뉴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상반기 내로 핵심 차종의 PHEV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곳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이다. 수입차 판매 순위 1·2위를 다투는 양 사는 핵심 차종인 E-클래스(메르세데스-벤츠)와 5시리즈(BMW)에 각각 PHEV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올해 1분기(1~3월) 안으로 정해졌다.

이 외에도 벤츠와 BMW는 올해 출시할 신차에 PHEV 파워트레인(구동계)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BMW는 올 하반기 PHEV 고성능 세단인 M5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이들보다 한 발 빠르게 4도어 쿠페 ‘A7’의 PHEV 버전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며 PHEV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 또한 PHEV 출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지난 2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이 “내연기관으로부터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대체재가 있다”며 PHEV 차종 보급을 시사하면서다.

비자레알 사장의 말처럼 완성차 업계는 PHEV를 전기차 전환의 교두보로 본다. PHEV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중간 성격을 띈다.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해 최대 60㎞까지 달릴 수도 있고, 하이브리드 차처럼 배터리와 엔진을 조합해 높은 연비로 주행할 수도 있다.

BMW 뉴 5시리즈. (사진=BMW)
한국 시장에 수입차 브랜드가 앞다퉈 PHEV를 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틈새시장’을 노려 친환경차 보급 속도를 높이고, 고객 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일반 하이브리드(HEV)가 주도하고 순수전기차(BEV)가 따라가는 구조다. PHEV는 블루 오션인 셈이다. 반면 이미 유럽과 북미에서 PHEV는 보편화한 상황이다. 따라서 수입차 기업들은 한국을 겨냥한 HEV를 따로 내놓는 대신 PHEV를 도입해 HEV 수요를 잡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면서도 전기차의 특성도 갖추고 있어 고객들이 자사 충전 시스템을 이용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쉽다는 설명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PHEV를 통해 (자사) 충전시스템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PHEV의 중간적 성격이 교두보가 돼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일 거라는 글로벌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PHEV의 소구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PHEV는 순수전기차(BEV)에 가까워 충전에 대한 부담도 남아 있는 데다, 친환경차 보조금이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 대비 PHEV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한국에서 판매된 PHEV는 총 1만796대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의 2.0%에 불과했다.

수입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에서는 PHEV에 대한 지원을 늘려 친환경차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PHEV는 사실상 전기차로 분류되는 하이브리드 차”라며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콘센트를 꽂아 충전하는 자동차인 PHEV도 전기차로 보고 확실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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